[사설] 기름값 2천원 시대…정부의 단호한 대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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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09 06:38  |  발행일 2026-03-09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 기준 대구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15.87원(최고 2,000원), 경유는 1,942.04원(최고 2,098원)으로 올랐다. 경북은 휘발유 1901.64원(최고 2,139원), 경유 1,920.83원(최고 2,330원)으로 나타났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인한 이번 유가 급등세는 전쟁의 장기화 조짐으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름값 2천원 시대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국제 유가 상승이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국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상 국제 유가 변동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지만 이번에는 거의 동시에 급등으로 이어졌다. 공급 차질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폭등이어서 시장 구조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다.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불법 유통과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가격 담합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나아가 정부는 석유사업법에 근거한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까지 검토하고 있다. 최고가격 지정제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사실상 사용되지 않았던 비상 조치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누를 경우 공급 축소나 판매 기피 같은 시장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사업자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야 할 경우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모든 정책 수단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


유가 급등은 단순한 연료비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물류비와 생산비 증가를 통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르는 에너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그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 결국 기름값 상승은 서민 생활비 부담과 경제 불안으로 직결된다. 정부는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유류세 인하 확대와 비축유 활용, 가격 담합 단속 강화 등 현실적 수단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정유사와 유통 과정의 가격 구조를 투명하게 점검해 불필요한 가격 인상은 없는지도 철저히 살펴야 한다.


중동에서 벌어지는 무력충돌을 대한민국 정부가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는 정책은 우리 정부의 몫이다. 급등하는 기름값 속에서 국민의 불안을 줄이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 그것이 지금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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