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 지부장 류민정
"재발이 쉬운 마약 중독은 '완치'라는 말 안 써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질병'으로 봐라 봐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 지부장 류민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 제공
"마약에 아예 노출되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류민정(사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장은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과 '위험성'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은 악마의 손길'을 뿌리치기 위해선 지역사회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마약복용'을 반드시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
그는 "현재 마약 범죄는 내 자녀, 내 가족 문제가 될 수 있을 만큼 사안이 커졌다. 최근 서울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처럼 '음지'에서 '양지'로 일상 곳곳에 숨어든 상태"라며 "마약에 노출됐다면 빨리 치료받고, 접하지 않았다면 한 번도 하지 않도록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이 마약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류를 원치 않게 접하게 되는 주요 루트로 '타인과 동석하는 술자리'를 꼽았다. 그가 만난 마약 중독 상담자 대부분이 음주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모르는 사이' 또는 '호기심'에 마약을 처음 접했다고 말해서다. 예방수칙도 제시했다. △술잔을 비운 사이 새 잔을 사용하거나 반드시 물로 헹궈 사용할 것 △개봉된 음료는 거절하고, 거절이 어려울 경우 다른 음료를 주문할 것 △마약에 대한 이야기를 은근히 꺼내는 상대라면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힐 것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취한 듯한 느낌이 들 경우 즉시 도움을 요청할 것 등이다.
그는 "마약 중독은 재발이 쉬워 '완치'란 말을 쓰지 않는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마약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뜻이다"며 "마약에 처음 손을 대는 순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긴 힘들다. 이에 전혀 모르는 타인과의 술자리 등은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내 의지로 마약을 끊겠다는 생각보다, 애초에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텔레그램 등을 활용한 온라인 마약 범죄 확산에 대한 문제점도 언급했다. 특히, 청소년·청년들의 마약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만큼, '안전 그물망' 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법적 문제에 연루된 마약류 사범이든,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든 내담자의 60% 이상이 20~30대 젊은 층"이라며 "대중매체의 자극적인 기사나 텔레그램 등 인터넷 광고를 통해 비대면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대다수"라고 우려했다.
급기야 지역 정치권도 나섰다. 대구시의회 김주범 의원은 최근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마약 범죄는 더 이상 은밀한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고, 개방된 장소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며 "급변하는 마약 범죄 양상에 맞춰 연령별, 장소별 맞춤형 대응과 회복 지원까지 포함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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