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 안계면 이웃사촌마을 포스코청년주거지 앞에서 청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한 달 살기' 등으로 연결된 경북 이웃사촌마을이 청년 유입에 효과를 내고 있다. 매년 1만 명씩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 반전을 마련했다.
경북 의성군 안계면 일원에 조성된 '이웃사촌마을'은 청년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국내 대표적 인구소멸 위험지역에 청년들이 몰려드는 것이다. 민재희(36) 청세권협동조합 대표는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대 초 서울에서 의성으로 귀촌 후, 청년들의 이주와 정착을 돕고 있다. 민 대표는 "서울에서 내려와 정착한 후 비슷한 고민을 가진 청년들에게 지역 정착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다"며 "주거·일자리 등 정착 기반과 지역 정보, 네트워킹을 연계해 지역 청년을 끌어 모았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외부 청년 유입을 위한 일자리·주거 정책 등 40여 개 단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농업와 창업 꿈꾸는 청년들의 유입이 꾸준한 상황이다. 경북도의 자료를 영남일보가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의성 안계면에 97명이 정착했다. 이 중 61명은 창업을, 36명은 스마트팜을 선택했다. 최근엔 응급의료실과 소아청소년과를 갖춘 병원에 이어 산부인과 외래 진료도 도입돼 청년 유입 가속화가 기대된다.
장홍량 홍스바베큐 대표는 "지인의 요청으로 의성에서 한두 달 일을 돕던 것이 계기가 돼 완전히 정착했다"며 "청년시범마을 지원금 1억원을 받아 가게를 차렸고, 이곳에서 결혼까지 했다"고 말했다.
경북도내 이웃사촌 마을은 확산추세다. 2022년부터 영천 금호읍과 영덕 영해면에 각각 이웃사촌 마을이 조성되면서 청년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청년하우스와 청년주택 등이 구축돼 현재까지 영천 77명, 영덕 20명이 정착했다. 영덕군의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은 지난해에만 1천596명이 참여해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아쉬움은 제기된다. 수백억원의 인프라 예산이 투입된 데 비해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란 평가다. 안계면의 19세 이상 39세미만 청년인구는 2019년 981명에서 지난해 7월 기준 820명으로 16% 감소했다. 이는 의성군 전체 평균 감소율(22%)보다는 낮지만, 청년인구 감소세를 완전히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문태경 도 지방시대정책과장은 "청년이 스쳐 지나가는 방문자가 아닌 지역에 머물고 정착하는 인구가 될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