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병원을 방문한 일본 IPS협회(JIPSA) 인증단 등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국내 정신의료기관 최초로 국제 IPS 실천 수준을 평가받는 자리로, 대동병원은 '합리적인 실천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참석자들은 '함께 일하는 사회'에 대한 염원을 담아 손가락 하트로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대동병원 제공>
대동병원(정신건강의학과)이 국내 정신의료기관 최초로 국제 장애인지원고용(IPS) 실천 수준을 공식 인정받았다. 일본 IPS협회(JIPSA)의 현장 평가에서 '합리적인(Reasonable)' 수준의 피델리티를 달성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 대동병원에 직접 방문한 일본 JIPSA 조사단에 의해 이뤄졌다. IPS는 중증 정신질환자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이들이 일반 고용 시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국제 고용지원 모델로, 그 실천 정도는 피델리티(fidelity)라는 도구로 평가된다.
조사단은 △조직 운영체계(GOI) △일본형 실천지표(JiSEF) △미국형 척도(IPS-25) 등 세 가지 기준으로 대동병원의 IPS 운영을 평가했다. 그 결과, GOI 5점, JiSEF 91점(125점 만점), IPS-25 92점(99점 이하 합리적 피델리티 구간)을 기록했다. 특히 JiSEF 점수는 일본 기준상 취업 성공률이 높게 예측되는 구간으로, 대동병원의 실질적 성과 가능성도 인정받은 셈이다.
조사단은 대동병원의 조직 문화와 실천 철학에 주목했다. IPS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치료 공동체의 철학, 병원 전체에 흐르는 포괄(inclusion) 문화, 'for others'가 아닌 'with others' 정신 등이 높이 평가됐다. 스태프의 열정과 유연한 리더십, 일하는 사람들의 생기 있는 표정도 눈에 띄었다. 의료 보상이 따르지 않더라도 새로운 이상을 먼저 구현하려는 태도는 특히 인상깊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과제도 제시됐다. 조사단은 향후 개선점으로 △고용 성과 자료의 체계적 정리 및 공유 △취업 유닛 회의 도입 △감독자 역할 명확화 △케어 매니저 전임 비율 확대(70% 이상) △고용 성공 시 병원 보상이 줄어드는 구조 개선 등을 꼽았다.
박상운 대동병원장은 "이번 평가를 통해 대동병원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실천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는 '우수 피델리티(High Fidelity)'를 목표로 조직 구조를 정비하고, 촘촘한 직업재활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국형 IPS의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IPS는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활발히 실천되고 있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자 고용지원 모델로, 최근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와 시범사업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