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마저 버렸나…대구 원룸촌 생활쓰레기 몸살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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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8 22:42  |  수정 2025-07-29 19:24  |  발행일 2025-07-29

[Y르포]일반봉투 섞이고 재활용품 분리안해

투기금지 안내판 걸어놓아도 버젓이

더운 날씨 탓 파리 들끓고 악취까지

지자체 "치워달란 민원 하루 수십건"


28일 대구 중구 삼덕동의 한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쓰레기 불법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쌓여 있다. 조윤화 기자

28일 대구 중구 삼덕동의 한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쓰레기 불법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쌓여 있다. 조윤화 기자

28일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쓰레기 불법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쌓여 있다. 조윤화 기자

28일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쓰레기 불법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쌓여 있다. 조윤화 기자

28일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삼덕동 한 원룸촌 일대. 도로 곳곳 전봇대에 붙여진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문구가 무색하게 수백m 간격으로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있다. 무분별하게 버려진 각종 생활 쓰레기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충분했다. 정식적인 쓰레기 배출 장소가 아님에도 종량제 봉투와 일반 비닐봉투 등이 혼재된 것은 물론, 일반 비닐봉투 속엔 페트병, 비닐, 종이,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가 분리되지 않은 채 내버려졌다. 특히, 이날 낮 최고기온이 36℃에 달한 터라 무단으로 투기된 음식물 쓰레기엔 악취와 함께 구더기와 날파리까지 들끓었다.


주민 김모(여·29)씨는 "쓰레기 불법 투기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이 상당하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위생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같은날 찾은 남구 대명동 원룸촌 일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은 계명대 대명캠퍼스가 자리해 자취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매일 오후 쓰레기들이 쌓이기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쓰레기들을 재차 수거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이날도 원룸 골목 여기저기 붙여진 '쓰레기 배출 금지' '무단투기 CCTV 단속' 등의 안내판 옆엔 생활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주민 안소윤(여·23)씨 또한 "지나갈 때마다 미관상 보기도 안 좋지만 요즘엔 악취까지 나서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며 "원룸에 분리수거대가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없는 곳들이 대다수다. 그러다보니 전봇대나 골목에 생활 쓰레기들이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쓰레기 무단 투기는 비단 주민들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고질적인 기초질서 위반 행위인 탓에 각 지자체도 골머리를 앓고 있긴 마찬가지다. 대구시 등에 확인 결과 대구지역 무단쓰레기 배출로 인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2021년 1만3천900건, 2022년 1만3천525건, 2023년 1만2천11건으로 매년 1만건 이상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구의 한 구청 관계자는 "하루에도 쓰레기 더미를 치워달라는 민원만 수십건에 달한다. 조치를 취해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또다시 쓰레기가 쌓인다"며 "단속반이 나서더라도 쓰레기 더미에서 무단 투기자의 신원을 특정할 영수증 등 단서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CCTV 등을 통해 단속이 이뤄져도 개인정보 등을 문제 삼을 때가 있어 곤란할 때가 허다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 개선과 분리수거대 확충 등을 쓰레기 무단 투기 예방을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계명대 이재용 교수(도시계획학과)는 "쓰레기가 반복적으로 버려진 장소는 결국 주민들에게 '버려도 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는, 일종의 '깨진 유리창 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며 "이런 공간은 한 번 무단투기 장소로 인식되면 개선이 쉽지 않다. 궁극적으론 원룸 등 다가구 밀집 지역에도 분리수거대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단투기 단속에도… 쓰레기로 몸살 앓는 대구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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