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출 청소년 매년 1천명 이상 …“가출청소년 생활비 부족으로 범죄 유혹 빠지기 쉬워”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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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31 21:23  |  발행일 2025-07-31

여가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조사'

응답자 4명 중 1명 "가출해 본 적 있다"

생활비가 부족(55.4%) 힘든 점 1위로 꼽혀

"문제아 낙인 아닌 도움필요한 존재로 봐야"

가출청소년 관련 챗GPT 생성 이미지.

가출청소년 관련 챗GPT 생성 이미지.

가정과 학교를 뛰쳐 나온 대구지역 청소년들이 매년 1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은 각종 범죄 유혹에 쉽게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위한 '사회보호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31일 영남일보가 대구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최근 3년간 지역 내 18세 미만 청소년 가출 신고 접수 건수는 2022년 1천44건, 2023년 1천130건, 지난해 1천2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1천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가족과 학교를 등지고 있는 것.


덩달아 일정 기간 이들을 보호하는 대구지역 청소년 복지시설 5곳(일시청소년쉼터·여자단기청소년쉼터·남자단기청소년쉼터·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의 입소자 수도 늘고 있다. 2023년 692명에서 2024년 756명으로 9%가량 늘었다. 올해 상반기엔 총 302명이 입소했다.


전국적으로도 가출 청소년들의 위기 의식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위기 청소년 지원기관'에 입소 또는 이용 경험이 있는 9~18세 이하 청소년 4천627명을 상대로 실시한 '2024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결과,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가출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7%였다. 위기 청소년 4명 중 1명이 가출을 경험한 셈이다.


집을 나온 주된 이유는 '가족과의 갈등'이 69.5%(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유로운 생활(34.3%)' '가정폭력(26.3%)' '학교 다니기 싫어서(9.3%)' 등의 순이었다.


가정 밖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생활비 부족(55.4%)'이었다. '갈 곳이 없음(37.3%)'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31.8%)' 도 적잖이 거론됐다. 이는 그만큼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점을 방증한다.


일선 경찰들은 가출 청소년 발생을 줄이기 위해선 인내를 갖고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구 성서경찰서 이상모 경위(여성청소년과)는 "가출 청소년들과 시간을 두고 이야기하며 지금 이 기회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출 청소년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가출은 일종의 구조 신호"라며 "사회가 이들을 '문제아'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시선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출을 반복하는 청소년들이 상담과 자립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쉼터-학교-지자체 간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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