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큐]휠체어 출근길 1시간 56분…교통권 앞에 선 장애인의 현실

  • 박지현
  • |
  • 입력 2025-08-05 13:18  |  발행일 2025-08-05

[TK큐] 길 위의 차별을 넘어서, 장애인 이동권 경계를 허물다 ep.01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송두용(56)씨의 아침은 매일이 긴장과 불확실의 연속이다. 23일 오전 7시40분, 대구 동구 자택에서 교통약자 전용 콜택시 '나드리콜'을 호출한 송씨는 약 2시간이 지난 9시36분에서야 출근할 수 있었다.


사무실에 도착한 송씨는 "오전 7시40분쯤 (나드리콜을) 부르면 8시쯤 배차되고, 사무실에는 8시40분에서 50분쯤 도착하지 않겠나 했는데 결국 지각했네요"라고 말했다.


나드리콜 특장차는 대구 전역에 218대 운행 중이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데다 출퇴근 시간이나 기사 교대 시간엔 배차 지연이 잦다. 송씨는 "나드리콜 배차에 대중이 없다. 빨리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땐 한정 없이 기다려야 한다"며 시스템의 불안정을 지적했다.


또 "장애인은 비장애인처럼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만큼, 나드리콜 특장차도 형평성에 맞게 대중교통 요금체계에 맞춰 운영해야 한다"며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송씨는 저상버스를 이용해 외출에 나섰다. 하지만 버스 리프트가 고장나 기사와 승객이 함께 휠체어를 들어 옮겨야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손에 들려 차에 태워지면서 굉장히 수치스럽고 힘들었지만, 기사님이 친절하게 휠체어를 끝까지 내려주시며 '미안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게 고마웠다"고 말했다.


집으로 향하는 도시철도는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탑승했지만, 역까지의 접근성은 여전히 낮았다. 울퉁불퉁한 보도와 갑작스러운 단차, 협소한 인도가 휠체어 이동에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송씨는 "비장애인은 앞을 보고 걷지만, 장애인은 바닥을 살피며 앞으로 나아간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루를 끝낸 송씨는 "교통약자를 조금 더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영남일보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자 이미지

박지현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