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구글 GEMINI 생성 이미지.
올해 초 불거진 미국발 관세 충격이 대구 자동차 부품업계를 강타했다. 대구 차부품 '빅3(에스엘·삼보모터스·PHA)'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외형상으로 유지 혹은 소폭 증가한 모습이지만, 관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깎이며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에스엘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8천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하지만 누적 영업이익은 2억9천3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5천432억원)보다 17.1% 감소했다.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2천442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19.3% 줄었다. 에스엘 측은 고환율에 따른 수출 혜택보다 관세 타격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은 우호적이지만, 마진이 악화된 결정적 이유는 관세"라며 "작년에 없던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삼보모터스의 수익성 악화는 더 심각하다. 3분기 매출액은 4천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3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3분기(213억원)보다 75.1% 급감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29%, 29.4% 감소했다. PHA(옛 평화정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분기 매출은 2천906억원으로 4.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줄었다. 특히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02억원으로 작년(432억원)보다 30.0%나 줄었다.
PHA 측은 관세 영향과 함께 작년 배당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를 원인으로 꼽았다. PHA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전년보다 안 좋아진 것은 관세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순이익 감소의 경우 작년에 비정상적으로 배당 수익이 많이 들어왔던 탓에 상대적으로 올해 감소폭이 커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업 외적인 배당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관세 탓에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는 관세율이 일부 조정되더라도 비용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부품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25%에서 15%로 조정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없던 비용을 내야 하는 구조라 부담은 여전하다"며 "4분기는 미국 연말 연휴 등으로 조업일수가 부족하고 셧다운 이슈도 있어 실적 반등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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