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골목상권 ‘경고등’…자영업 절반 5년 못 버텨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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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18 19:13  |  발행일 2025-11-18
유통업체 부도에 취약성 다시 드러나
3년 생존율 60.7%, 폐업 흐름 더 빨라져
18일 오후 대구 동성로. 빈 상가와 임대 안내문이 붙은 점포가 적지 않다. 박지현 기자

18일 오후 대구 동성로. 빈 상가와 임대 안내문이 붙은 점포가 적지 않다. 박지현 기자

대구 중견 유통업체 K1식자재마트가 거래대금을 갚지 못하고 최종 부도처리(영남일보 11월14일자 1면 보도)되면서 식재료 도소매 업계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대구지역 골목상권의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통계적으로도 대구 자영업의 생존 기반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면에 관련기사


18일 영남일보가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서 대구 주요 생활업종 55종의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3년 생존율은 60.7%, 5년 생존율은 50.1%로 나타났다. 창업 업체 절반 이상이 다섯 해를 버티지 못한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소비패턴이 '비대면'으로 급속 이동하면서 외식업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편의점·식료품가게·슈퍼마켓도 절반가량이 3년 내 문을 닫았다. 코로나 시기 한 번 크게 흔들린 상권이 회복은커녕 계속된 경기침체로 폐업 도미노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중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했다는 김모(43)씨는 코로나 이후 무너진 매출이 한 번도 회복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테이블이 절반도 차지 않는 날이 계속되자 결국 폐업을 택했다. 그는 "대출도 있고 해서 초기 투자자금이라도 뽑으려 했지만, 갈수록 빚만 쌓여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달라진 회식문화, 치솟은 인건비와 식자재값, 고정비 부담이 한꺼번에 겹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구가톨릭대 임현철 교수(식품외식경영학과)는 "소비가 온라인·배달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외식업의 수요 기반이 약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준비 없이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구조도 생존율을 더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와중에도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업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병의원·헬스장·동물병원은 5년 생존율이 평균 84.9%에 달해 전국에서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의료·여가 등에 대한 꾸준한 수요 덕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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