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FC의 위기, 지금은 책임지는 용기가 필요할 때

  • 강병규
  • |
  • 입력 2025-08-06 16:06  |  발행일 2025-08-06
강병규 <대구FC 엔젤클럽 부회장>

강병규 <대구FC 엔젤클럽 부회장>


대구FC를 아끼고 사랑해온 대구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대구FC 엔젤클럽의 창립 멤버이자 현재까지 부회장을 수행할 정도로 대구FC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다른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더 이상 이 상황을 침묵하며 지켜볼 수 없어 이 글을 씁니다.


비록 엔젤클럽의 강령은 구단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지만, 지금 이 사태는 단순한 구단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 시민의 자존심이 걸린 중대한 위기입니다.


대구FC는 이제 2부리그 강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력 저하를 넘어, 지난 수년간 시민과 팬들이 함께 쌓아올린 구단의 위상을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구단의 핵심 관계자들은 책임을 외면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구단의 무책임한 태도는 팬들의 실망과 분노를 더욱 키웠습니다.


지금은 구단의 핵심 관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할 시점입니다.


지난 7월 31일 팬 간담회는 마지막 기대였습니다. 많은 팬들이 그 자리에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와 과감한 쇄신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책임 회피와 뚜렷한 대책 없는 변명뿐이었습니다. 결국 팬들의 분노는 시청 앞 사퇴 시위사태로까지 번졌습니다.


대구FC는 팬이 없는 구단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구단의 존재 이유는 대구 시민이며, 팬들의 지지 없이는 어떤 운영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구단 경영진은 팬과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일각에서는 시즌 종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들립니다. 그러나 지금이 그럴 때입니까? 강등이 눈앞에 다가온 이 상황에서 '시즌 마무리'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책임 있는 결단이 없으면 변화도 없습니다.


또한, 지금 사퇴하면 혼란만 가중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혼란의 끝자락입니다.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리셋할 것인가? 옛말에 '이판사판'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판보단 사판(死判)이 오히려 2부리그로 강등을 피하는 기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대구FC의 명예를 회복하고 시민의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구단 사장을 비롯한 성적과 직결된 구단 핵심 인사는 지금 즉시 사퇴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