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해 명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재미 교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대 크리스찬 디오르 파우치를 받았다는 의혹에 이어 통일교 전직 간부로부터 1천만 원이 넘는 샤넬 가방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왕실의 보석'이라 불리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논란까지 터졌다. 반클리프 브랜드는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 예물 세트로 유명한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다.
과거에도 대통령 부인들의 명품 사랑이 불러온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해외 순방 시 고가의 의류와 외제 보석으로 치장해 '사치 행각'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은 물론 고급 브랜드의 의상 비용과 조달 경로를 둘러싸고 정보공개 청구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부인인 로스마 만소르의 사치 생활은 전 세계에 화제가 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나집 라작 전 총리 자택을 압수 수색한 결과 명품 가방, 보석, 시계 등이 무더기로 나왔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2022년 스페인 방문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사 목걸이를 통일교 측이 건넨 뇌물로 의심하고 압수수색을 벌여 실물을 확보했다. 김 씨 측은 처음엔 지인에게 빌렸다고 했다가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직접 구매한 모조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말대로라면 속칭 '짝퉁'을 걸고 정상 외교 무대에 나선 것이다. 수천만 원 대의 명품 보석을 뇌물로 받았다는 의혹도, 한국의 대통령 부인이 모조품을 걸고 해외 순방에 나섰다는 것도 씁쓸하다. 김수영 논설위원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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