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무궁화 축제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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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3 06:29  |  수정 2025-08-13 08:27  |  발행일 2025-08-13

무궁화라는 이름은 중국의 한자 이름 목근화(木槿花)의 발음이 무긴화→무깅화→무궁화로 변하여 굳어진 것이다. 한자 무궁화(無窮花)는 이렇게 굳어진 우리말 발음을 표현한 것이다. 끊임없이 피었다 지고 또 피어나는 연속성을 생각하면 끝이 없는(無窮) 꽃(花)이라는 뜻의 무궁화는 매우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데, 전성기의 나무 한 그루는 1년에 2천~3천 송이를 피워낸다.


무궁화는 나라 꽃이라고 법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신라시대부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이었다. 신라를 근화향(槿花鄕·무궁화의 고장)이라 표현한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 과거 급제자가 고향으로 돌아올 때 머리에 쓰던 어사화로 무궁화가 쓰이기도 했다.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피었다 지는 무궁화는 어느새 우리 민족의 상징이 됐고, 일제강점기에는 수난을 당했다. 일제는 학교나 관공서에 있는 무궁화를 뽑아 불태우고, 무궁화 꽃을 가까이 보거나 만지면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 눈병이 난다는 헛소문도 퍼뜨렸다.


우리 민족과 함께 고난을 헤처온 무궁화는 해방 후 정부와 국회의 표장이 됐으며, 국기봉도 무궁화 봉오리로 장식할 만큼 확실한 나라꽃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여러 곳에서 무궁화 축제를 연다. 373개 분류군의 무궁화를 가꾸고 있는 천리포 수목원(충남 태안)은 전문 가드너의 해설과 함께 무궁화동산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전국에서 출품된 무궁화 분화 1천여 점을 전시하고 밤에는 무궁화 드론쇼를 펼친다. 앞서 무궁화의 날인 지난 8일에는 경북도가 무궁화 품평회를 주최, 상주시와 문경시가 각각 금상과 은상을 차지했다.


이하수 기자·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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