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일어일문학과 박해경 객원교수
"韓은 주택, 직장 등 현실적 요소 고려 多
日은 비교적 인간관계적인 측면 우선시"

영남대 일어일문학과 박해경(사진) 객원교수
"과거처럼 역사 문제가 한일관계를 가로막지는 않습니다. 양국 간 교류가 이미 자연스런 흐름이 됐고, 이 기류는 앞으로 더 확산될 겁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만난 영남대 박해경(사진) 객원교수(일어일문학과)는 최근 한일 양국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적·문화적 세대교체의 '순풍'으로 한일 관계의 밝은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문화교류 경험이 많아져 국제적 만남이 더 활성화되는 구조로 이어진다는 것.
박 교수는 "1970~1980년대엔 일본의 경제적 우위와 농촌 인력 부족 등으로 한국 여성들이 일본인 남성과 결혼해 일본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2020년대 들어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양국 간 소득 격차가 줄고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 열풍이 세대를 넘어 확산되면서 일본인 부모 세대에서 자녀나 손자가 한국인과 결혼하는 것을 보다 수월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했다.
그는 양국 간 결혼 흐름이 '한남일녀'가 된 점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한국 남성은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통해 일본 문화에 친숙해지고, 일본 여성은 K팝·드라마·여행 등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호감을 키운다"며 "특히, 일본 여성들은 한국 남성의 적극적이고 솔직한 감정 표현 방식에 매력을 느낀다. 또 조건보다 상대를 직접 알아가려는 일본 여성의 태도가 한국 남성들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선 주택, 직장, 부모 세대의 노후 준비 등 현실적 요소가 결혼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일본에선 상대와의 인간관계적인 측면을 비교적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런 차이가 '한남일녀'란 국제결혼의 흐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학 강의 외에 활동 영역을 넓혀 한국과 일본 간 국제결혼 양성화에 힘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몇 해 전부터 일본인과의 만남을 희망하는 한국인들의 일본어 습득에 도움을 주고자 대구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2023년부턴 대구에서 열리는 한일 커플 미팅 행사에 '통역사'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박 교수는 "양국 모두 저출생·고령화라는 공통 과제에 직면해 있는 와중에 민간 차원의 국제결혼과 교류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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