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칠성시장 중고 주방용품 판매업소. <영남일보 DB>
대구·경북 지역의 자영업 생태계가 전통적인 생계형 업종의 쇠퇴와 전문 지식 서비스업의 부상이라는 교차점에 직면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음식업과 부동산업의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그 빈자리를 IT 연구개발과 전문직 창업이 메우며 사업자 구조의 질적 변화가 하반기 경제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0일 국세청이 공개한 '6월 주요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대구와 경북에서 한 달 사이 사업을 정리한 사업자는 총 5천516명(대구 2천715명, 경북 2천801명)에 달한다. 이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부산(3천763개)과 경남(3천469개) 다음으로 큰 규모다. 특히 전국적으로 음식업(1천86개)과 부동산업(777개), 건설업(551개)의 폐업 증가세가 뚜렷하다.
실제 대구 수성구의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는 점심시간임에도 '임대' 현수막을 내건 식당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0년째 식당을 운영하다 최근 폐업을 결정한 김영우씨(58·대구시 수성구)는 "재료비와 인건비는 오르는데 손님은 줄어 임대료조차 맞추기 버거운 상황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의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장 진입은 멈추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대구(3천538명)와 경북(3천861명)의 신규 사업자 수는 폐업 규모를 상회하며 '역동적인 교체'를 이어갔다. 주목할 점은 창업의 질적 구성이다. 전국 단위에서 IT 관련 연구개발업(336개)과 법무·회계·건축 상담업(273개) 등이 창업 증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동구 신천동의 한 공유 오피스에 입주한 1인 IT 개발자 이정기씨(34·대구시 동구)는 "고정비 부담이 큰 오프라인 매장 대신 노트북 한 대와 협업 툴만 있으면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의 식당이나 소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지식 기반 전문 서비스업으로 창업 지형이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 내 실질적 부가가치 창출력을 보여주는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현황은 대구와 경북의 산업적 격차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전국의 총 발급 금액(380조 2천812억 원) 중 대구의 비중은 2.7%(10조 2천억 원)에 그친 반면, 경북은 5.4%(20조 6천억 원)로 두 배가 넘는 규모를 보였다. 이는 제조업과 산업단지 기반의 경북이 서비스업 중심인 대구보다 기업 간 거래(B2B)와 매출 규모 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와 경북의 가동 사업자는 각각 41만 127명과 46만 명으로 확인된다. 국세청은 앞으로 자영업자의 개·폐업부터 신용카드 사용액, 수출입 현황 등 민생 경제를 관통하는 5대 지표를 매월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제공할 방침이다. 연간 단위의 사후적 통계가 아닌 월 단위의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지역 상권 활성화와 민생 경제 지원을 위한 정교한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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