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구 동도중 시험장에서 대구시 지방공무원 응시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퇴장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한 때 청년층에게 '꿈의 직장'으로 통하던 공무원 인기가 시들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보수와 악성 민원, 수직적인 조직 문화 등이 지목된다.
2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반직 공무원(경찰·소방·군무원 포함)을 준비한 청년은 12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3만명 줄어든 수치로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청년 공무원 준비생은 2017년 30만6천명에서 2019년 24만명대로 줄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민간 채용이 위축된 2020년 26만8천명, 2021년에는 31만3천명까지 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2022년 23만9천명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15만9천명, 올해는 12만명대로 떨어졌다. 정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5급 공채(행정고시)와 전문직 시험 준비생도 비슷한 흐름이다. 행정고시·변리사·회계사 등을 준비하는 청년은 2021년 10만5천명에서 올해 8만1천명으로 줄었다. 교원 임용 준비생 역시 2020년 4만명에서 올해 2만4천명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공기업·공단 지원자는 2020년 11만7천명에서 지난해 8만3천명까지 줄었다가 올해 9만2천명으로 소폭 늘었다.
반면, 민간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증가세다. 대기업·중소기업 등 일반기업체 취업준비생은 올해 2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1천명 늘며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 준비생(공무원+민간 포함)은 67만4천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9천명 증가했다.
공무원 인기가 꺾인 이유로는 낮은 보수가 꼽힌다. 인사혁신처가 지난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무원 지원자가 줄어든 이유로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라는 응답이 88.3%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악성 민원(39.8%), 수직적 조직 문화(15.9%)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부 박재현 사무처장은 "현재 공무원 임금은 민간 기업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예전에는 적은 임금을 연금으로 보상받는 개념이었지만, 공무원 연금도 갈수록 개악돼 이젠 국민연금보다 나을게 없는 수준"이라며 "악성 민원의 경우 특히 젊은 세대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공무원에게 바라는 것은 늘지만, '총액인건비' 제도에 묶여 인원을 늘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사실 공무원은 민간보단 편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겪어보면 민간과 차이 없는 업무 강도에 악성 민원까지 겪다 보니 청년들로선 이른바 '현타'가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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