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V장애인정을위한전국연대'가 26일 오전 10시30분쯤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IV 감염인에 대한 권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대구지역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자들의 장애인 등록 판정을 둘러싼 지자체와 HIV 감염인 간 갈등이 또다시 소송전으로 번졌다.
2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HIV 감염인인 70대 남성 A씨(원고)가 대구 남구청장(피고)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에 장애인 등록 신청 반려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2008년 HIV 감염 진단을 받은 A씨는 2023년 남구 대명6동 행정복지센터에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같은 해 대명6동에서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A씨는 HIV 감염을 장애로 인정해 달라며 법원에 반려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당시 재판부는 장애 인정 여부를 가리는 실질적 판단 대신 피고적격(피고로서 소송을 수행해 본안판결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여부만 확인한 채 재판을 종료했다.
피고 측인 남구청장이 장애인 등록 신청 반려 처분 권한을 갖고 있는데, 아무 권한이 없는 대명6동장이 반려 처분을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명6동장이 내린 반려 처분이 '무효'라고만 판단했다.
이후 A씨는 올초 남구청에 재차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지만, 이번엔 남구청장이 직접 반려 처분을 내렸다. 또다시 장애인 등록이 불발된 것. 이에 A씨는 남구청장의 반려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HIV장애인정을위한전국연대'는 26일 오전 10시30분쯤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최근 2차례에 걸쳐 국가가 보여준 태도는 명백했다. 이는 HIV 감염인을 제도권 안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행정기관이 스스로 마련하지 않은 기준을 이유로 신청을 반려했는데, 이는 명백한 제도적 차별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HIV 감염인은 누구나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가야 하지만, 시민적 권리 어디에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HIV 감염인 장애인 등록 거부 취소 소송을 통해 HIV 감염인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국가와 제도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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