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농 김연실 대표가 지난 19일 대구 달성군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 재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대구 미나리, 이제는 브랜드입니다."
달성군 화원읍 한 미나리 농장. 한때 '바빠서 택배는 안 한다'며 고집을 부리던 농장의 운영 방식이 최근 확연히 달라졌다. 수확철마다 고객 한 명, 한 명의 번호를 저장하고, 미나리가 나올 때면 안부 문자를 보내는 세심한 손길이 보태졌다.
2024년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돼 부모의 농장을 이어받은 '인흥 원조 시리네 미나리 6호' 김연실(39) 대표를 지난 19일 만났다.
김 대표의 전공은 농업과는 거리가 멀다. 오랜 시간 서비스업에 몸담으며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해왔다. "어릴 적부터 집에 들어온 식물이 잘 죽지 않았고, 베란다에 대충 둔 토마토도 열매를 맺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어요. 부모님 농장을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농업에 눈을 뜨게 됐어요."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농장 운영을 맡았고, 지금은 자재 관리부터 세무까지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2세 농장주가 된 뒤 가장 큰 변화는 판매 방식이다. 과거 공판장 출하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직거래 비중이 60%까지 늘었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택배비까지 부담하는데 왜 배송을 안 해주느냐며 아버지를 계속 설득했다"며 "포털사이트에 '스마트스토어'를 열고 나니, 이젠 택배 물량을 맞추느라 온종일 작업에 매달린다"며 웃었다.
미나리를 '농산물'에서 '상품'으로 확장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미나리 잎만을 활용한 '미나리차'와 '미나리 플레이크'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이는 볶음밥이나 삼겹살, 밥 짓기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음식 장식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농장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아이디어 창출도 김 대표 몫이다. 지역 어린이집과 연계해, 배추·옥수수·고구마 등 계절별 수확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장을 '체험 공간'으로 확장한 것.
지역활동도 활발하다. 현재 '달성군 청년4-H연합회' 여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또래 농부들과 자주 소통한다. 캐릭터 홍보와 관련해 협업을 한다. 직접 키운 배추와 옥수수를 지역사회에 나누는 봉사활동에도 앞장선다.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로가 없어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의 미나리를 제 스토어를 통해 제값에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실적 고충도 털어놨다. 매출은 꾸준히 늘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자재비에 예상치 못한 수리비까지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
김 대표는 "농사를 지으며 '이게 과연 남는 일인가' 싶을 때도 있다"면서도 "지금은 스마트팜 조성에 도전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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