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SS 시장, K-배터리 ‘기회의 땅’…LFP 위주 한계, 소재기업 일부만 수혜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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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8 13:43  |  발행일 2025-08-28
K-배터리, 美 ESS 시장 선점 기회
LFP중심 ESS 시장…양극재 업계는 ‘옥석 가리기’
非LFP 2차전지 소재 업체들 성장 다소 한계
엘앤에프 대구 달성군 구지3공장 전경. <엘앤에프 제공>

엘앤에프 대구 달성군 구지3공장 전경. <엘앤에프 제공>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2차전지 업계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공급망 재편 정책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국내 배터리 셀 및 소재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ESS 제품군이 대부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관련 소재 기업들의 수혜는 일부에 국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원석 iM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위원의 '8월 2차전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 시행으로 미국 내 ESS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사실상 중국을 '금지된 외국 기관(PFE)'으로 지정하고, 이들로부터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공급받는 ESS에 대해서는 투자 세액공제(ITC) 혜택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SS 제조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력망 연계형의 경우 약 73%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세액공제는 사업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현재 미국 ESS 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는 그동안 중국의 저가 공세와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중고를 겪어온 국내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대표 배터리 셀 업체들은 이미 미국 현지에 ESS 전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 증설에 나서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국내 소재 기업들의 표정은 엇갈린다. ESS용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가 필수적인 전기차 배터리와 달리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 안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가 주로 사용된다. 이로 인해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가 양극재 공급사들 사이에서도 선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양극재를 주력으로 생산해 온 기업들보다 LFP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극재 공급사 중 대구가 본사인 엘앤에프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엘앤에프는 일찍부터 LFP 양극재 개발 및 양산에 나서며 관련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반면, 다수의 소재 업체들은 AMPC(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 혜택이 제한적이고, LFP 중심의 제품군 재편에 대응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M증권은 미국 ESS 시장의 부상은 국내 2차전지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LFP 배터리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모든 기업에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기보다는 기술력과 시장 대응 능력을 갖춘 일부 기업만이 과실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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