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K-원전 르네상스, 동남아로

  •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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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8 13:54  |  발행일 2025-08-28
장성재기자〈경북부〉

장성재기자〈경북부〉

베트남 닌투언성에서 멈췄던 원전 사업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협력을 공식화하면서 'K- 원전 산업'이 중동과 유럽에 이어 동남아 시장 진출의 문턱에 서게 됐다.


베트남은 지난 2009년 당시 닌투언성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국회에서 승인했다. 러시아와 일본이 주요 파트너로 지정되며 사업이 추진되는 듯했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건설비용이 초기 추산의 두 배 가까이 불어나자 사업은 지연됐다. 결국 2016년 베트남 국회는 막대한 건설비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원전 계획을 공식 백지화했다.


그러나 연평균 6~7%의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는 베트남은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고 재생에너지와 석탄·가스 발전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결국 원전으로 되돌아오게 됐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원전 재개 발표와 함께 중단됐던 닌투언성에 원전 2기를 건설을 재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해 초 베트남전력공사(EVN)와 석유공사(PVN)를 1·2호기 투자자로 지정했으며 각 발전소에 2기씩, 총 4기를 건설하는 총 사업비는 약 3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협상 대상국에는 러시아, 일본, 프랑스, 미국과 함께 한국도 포함됐다.


이번 베트남 원전 수주전은 단순한 건설 계약이 아니다. 원전 강국이 모두 뛰어든 다자 경쟁이다. 기술과 가격 경쟁은 기본이고 금융 구조·외교 관계·현지화 전략까지 맞물린 종합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전력은 하노이에서 '원전·전력 신기술 파트너십' 워크숍을 열어 금융 지원·기술 이전·인력 양성 등 베트남이 요구하는 핵심 요소를 짚었다. 베트남국가송전공사(EVNNPT)와 전력망 신사업 MOU를 체결해 원전 건설과 계통 연계를 동시에 설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또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과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주 경험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베트남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전력 수요는 대형 원전으로 충당하고 지방 분산 전력망은 SMR로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 기업이 동남아 SMR 시장에서도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번 닌투언 원전 협력은 한국 원전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분수령이다. 원전은 이제 단순한 기술 수출이 아니라 국가 간 신뢰, 금융, 교육, 제도까지 얽힌 종합 협력 사업이다. 인력양성 MOU가 선언적 합의에 머무르지 않고 베트남 대학·연구소·규제기관까지 연결되는 구체적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때 한국의 경쟁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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