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기기자<사회3팀>
경북 구미시가 라면과 김밥으로 대표되는 K-푸드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심 라면 공장이 구미에 있다는 것에 착안해 갓 튀긴 라면을 활용한 구미 라면축제가 큰 흥행을 거두며 라면도시 이미지를 굳힌 가운데 최근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통해 K-푸드 대표 메뉴로 급부상한 김밥의 도시로도 손색이 없다. 구미에는 지난해 '김밥(K-KIMBAP)'이란 타이틀로 당당히 첫 수출길에 나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냉동 김밥 제조업체 <주>올곧이 있다.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구미역 일대에서 열리는 2025 구미 라면축제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2개 업체가 참가 신청을 해 라면 도시 구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시는 서류 및 푸드 전문 디렉터 심사를 통해 최종 23개 업체를 확정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이 운영되는 구미역 앞 도로는 475m로 부산 엘시티빌딩 높이 412m보다 길다. 지난해에는 무려 17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구미시는 정기적인 라면축제가 가장 먼저 시작된 원조 라면도시로 오는 9월 19~21일까지 강원도 원주에서는 라면 페스타가 처음 열리기도 한다. 원주에는 삼양라면 공장이 있어 향후 구미·농심과의 라면 도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 설립된 농심 구미공장은 전국 6개 공장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부산에서 세계라면축제가 열렸지만, 행사 후 각종 논란으로 내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밥은 케데헌에서 주인공들이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K-푸드 새로운 대표 메뉴로 떠올랐다. 특히 올곧의 냉동김밥은 케데헌 열풍과 함께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K-푸드 수출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곧에 따르면 케데헌 상영 이후 러시아와 칠레를 비롯한 남미 등 여러 국가에서 큰 관심을 보이며 바이어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김천에서 열리는 김밥축제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구미시 농식품 수출액은 9천400만 달러로 경북도 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라면이 5천174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소스류(883만 달러)에 이어 냉동김밥(808만달러)은 세 번째를 차지했다. 구미시 농식품기업협의체로 구성된 'G-Food' 4개 기업은 사이판, 괌 등으로 총 10억원 상당의 수출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케데헌 2탄이 제작되면 서울 남산타워와 명동거리 대신 구미 금오산과 문화로가 등장해 세계인이 K-푸드 중심도시 구미를 기억하고 방문하는 상상을 해본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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