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특수학교 학급 및 학생 현황. <국립특수교육원 제공>
대구에 특수학교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제때 입학하지 못하는 취학유예 장애 아동 수가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대안으로 거주지 주변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경쟁률이 높아 입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애 자녀를 둔 대구지역 학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주한 대구 서구의원은 지난 9일 대구시교육청 민원실에 찾아가 '과밀 해소를 위한 특수학교 신설 설치에 대한 건의문'을 제출했다. 특수학교 신설을 통해 장애 학생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등·하교할 수 있도록 하고 특성에 맞는 교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 건의문 내용의 핵심 골자다. 이 구의원은 영남일보 취재진에게 "시교육청도 방치된 폐교를 활용해 특수학교 등 행정 지원 복합시설 등으로 전환하거나 교육시설로 이용하는 등 지역 형편에 맞게끔 체계적인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서구의회 이주한 의원이 9일 대구 수성구 대구시교육청을 찾아 '지역 특수학교 신설 건의문'을 제출했다. 김종윤기자
영남일보가 국립특수교육원에 확인 결과, 현재 대구지역에 있는 특수학교는 총 11곳(346학급·학생수 2천56명)으로 확인됐다. 대구지역 특수학교의 분포도를 보면 남구 대명동(5곳)에 가장 많이 몰려 있다. 수성구(지산1동), 달서구(용산동), 달성군(옥포읍), 북구(복현2동), 동구(도동)에는 한 곳씩만 있다. 중·서구, 군위군에는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다.
또한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는 351곳(519학급·2천601명)으로 파악됐다. 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특수학교 입학이 '바늘구멍'에 가깝다고 여기고 있다. 이에 차선책으로 일반학교 특수학급 입학이 있지만, 자신의 거주지에 인접한 도심지역 학교 입학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빈자리'가 있는 원거리 학교로 자녀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아를 둔 일부 학부모들은 등·하교 시간만 한 시간 이상 걸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장애아를 둔 한 학부모 박형준(47·중구 대신동)씨는 "시설이 부족한 탓에 대구지역 특수학교 입학은 학부모 사이에서는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할 만큼 어렵다고 들었다"며 "지난달 거주지 인근 일반학교 도움반에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탈락했다. 지금은 취학유예자로 남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제 나이에 입학하지 못한 대구지역 초등 취학유예 장애 아동은 지난 6월 기준 총 20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은 부산(79명)과 비교하면 100명 이상 차이가 난다.
문제는 최근 5년 새 대구지역 취학유예 장애 아동 수가 증가세에 있다는 점이다. 2021년 141명에서 2023년 159명으로 늘었다. 올해의 경우, 8월 말 현재 200명대를 돌파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특수학교 신설과 관련한 대구시교육청은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견지하고 있는 상태다. 대신 내년에 달성군 일반 초등학교에 중증장애 학생을 전담하는 특수학급(4학급)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시교육청 황정문 유아특수교육과장은 "장애아가 있는 학부모들의 특수학교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편이지만 일반학교 특수학급도 그에 못지않은 지원과 인력 배치가 돼 있다"며 "전담 특수학급 시범 운영 후 호응이 좋으면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