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장한상' 공연에서 장한상 장군과 군사, 민초들이 함께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정운홍기자>

뮤지컬 '장한상'에서 무대 뒤편 절벽에 장한상 장군을 상징하는 호랑이의 모습이 맵핑되고 있다.<정운홍기자>
11일~14일 4일간 경북 의성 구봉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뮤지컬 '장한상'은 국내 최초로 자연 절벽을 무대로 삼는 파격적인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3D맵핑 기술을 통해 거대한 절벽 위에 파도·바람·불꽃이 형상화되고, 화려한 특수효과와 웅장한 무대미술이 결합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절벽을 활용한 3D 맵핑 실경 뮤지컬이란 형식적 실험과 함께 지역적인 서사를 무대 위로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성군이 가진 역사적 자산을 예술적으로 재조명하며 나아가 독도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재현을 넘어, 지역 출신 장한상 장군이 울릉도와 독도를 수호한 과정을 서사적으로 풀어냈다. 우주의 탄생과 자연의 생성 과정으로 시작된 뮤지컬은 곧 장한상의 일대기로 넘어간다.
울릉도와 독도의 풍경이 무대에 비춰지고, 굿 장단과 해금 선율 속에 무녀와 무용수들이 등장해 바다와 영혼을 상징한다. 이어 장한상이 군사들과 훈련하며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웅장한 합창으로 조선 군인의 기개를 노래한다.
조선 조정과 일본의 외교 갈등, 장한상이 숙종의 명을 받아 수토 길에 나서는 과정, 울릉도·독도 수호의 여정이 웅장한 합창과 전통 음악 속에 펼쳐진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안용복의 활약도 부각된다. 굶주린 백성을 위해 울릉도·독도로 향해 일본 어부들과 맞서 싸웠지만 귀환 후 정치적 판단에 따라 유배를 당하는 비극적 장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에필로그에서 장한상과 출연진이 함께 부르는 '기억하라, 그 이름을'이란 합창은 공연 전체의 주제를 응축하고 있다.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장한상과 안용복의 이름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는 오늘을 사는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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