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 장성원이 지난 14일 K리그1 29라운드 김천상무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두 손을 불끈 쥐고 포효하고 있다.<대구FC 제공>
'2부 직행' 수순을 밟던 대구FC가 2연승에 성공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이 꿈틀대고 있다. 과연, 최하위를 탈출할 수 있을까.
12위 대구FC가 2위 김천상무를 꺽는 파란이 지난 14일 발생했다. 대구는 김천상무와의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앞서 대구는 28라운드 수원FC와 홈 경기에서 3-1 역전승으로 6무 10패 뒤 17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15일 현재 승점 22점. 최하위를 벗어나려면 갈 길이 멀지만, 올라간 기세를 바탕으로 반등의 발판을 놓았다.
김천과의 경기에선 잠잠했던 수비진들이 앞으로 나서 저력을 보여줬다. 후반 20분, 장성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세징야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문을 흔들었다. 이어 41분, 카이오의 결승골이 터졌다. 역시 세징야의 코너킥을 전달받은 카이오가 특유의 헤더로 골을 넣었다. 김천은 후반 추가시간 이동경의 1골로 2위의 자존심을 그나마 지켰다.
대구가 눈물의 2연승을 만끽한 한 날, 다른 팀에선 연승, 혹은 무승이 나왔다. 이는 판도가 거의 굳어져 가는 듯 보였던 K리그 1 하위권의 순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대구의 바로 위인 11위는 제주 SK(승점 31·30득점)로 승점 격차는 9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마지막 기대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대구가 연승한 사이 제주는 14일 FC안양에 1-2로 진 것을 포함해 최근 6경기 무승(2무 4패)에 빠졌다. 이는 대구와 제주의 승점 차를 한 자릿수로 좁혔다.
특히 '대팍의 왕' 세징야가 장기 부상 공백을 털고 복귀한 이후 '멀티 도움' 등 팀의 전력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주변 여건도 대구를 끌어올릴 수 있는 형국이다. 제주는 경고 누적으로 주축 선수가 나서지 못하거나 퇴장으로 수적 열세 속에 경기하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 8골을 넣은 유리 조나탄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 안양과의 경기에서도 제주는 미드필더 유인수가 전반전 중반 퇴장당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 끝에 패했다.
김학범 제주 감독은 최근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잘되지 않고 있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제주와 승점이 같은 10위 수원FC(승점 31·42득점)도 14일 광주FC에 패배, 3연패에 빠졌다.
수원FC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합류한 이후 8골 2도움으로 펄펄 날던 윌리안이 스포츠 탈장으로 수술대에 올라 한 달 정도 결장이 불가피한 대형 악재와 마주했다.
이밖에 울산 HD가 리그 4경기 무승(1무 3패) 속에 9위(승점 35)로 떨어진 것도 하위권 판도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K리그1에선 12개 팀 중 최하위가 다음 시즌 2부인 K리그2로 자동 강등된다. 10위와 11위는 K리그2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하거나 강등된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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