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인구의 수도권 순유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중구 동성로 모습. <영남일보DB>
대구 수성구에서 고교를 졸업한 김태우(28)씨는 상위권 성적으로 수도권 대학에 합격했다. 애초 목표도 서울 진학이었다. 그는 "원하는 전공과 기업이 대부분 서울에 있어 자연스럽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졸업 후에도 서울 기업에 입사해 정착했다. "한 번 올라오니 다시 내려갈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부모는 여전히 대구에 살고 있지만, 그는 명절에만 고향을 찾는다.
대구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김수열(48)씨도 최근 수도권 이주를 결정했다. 자녀가 희망하는 대학과 관련 학원이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 본사를 둔 회사의 대구 지사에서 근무해 왔다. 최근 본사에 자리가 나면서 이동을 선택했다. 대구에 부모를 둔 외동아들이라는 점이 걸렸지만 결국 올라가기로 했다. 김씨는 "부모님 생각에 고민이 많았지만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은 곳에서 키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대구경북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전입자 수보다 전출자 수가 더 많은 현상)된 인구가 무려 36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대구경북 총인구(486만여명)의 7.4%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유출 현상이 청년층 인구에 집중돼 지방소멸에 대한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 자료를 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인구는 총 19만1천916명으로 집계됐다. 비수도권 14개 시·도 중 부산(23만7천3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경북에선 총 16만9천214명이 수도권으로 순유출됐다.
대구에서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수도권으로 인구가 순유출됐다. 경북 역시 2004년과 2007년을 제외하곤 모든 해에서 순유출 현상을 보였다.
특히 청년층(만 19~34세) 인구 유출이 두드러졌다. 지난 20년간 대구에서 유출된 청년층 인구는 14만8천146명으로, 전체 순유출 인구(19만1천916명)의 약 7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경북에서도 16만9천200명의 청년이 수도권으로 떠났다. 청년층 인구의 순유출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일자리 및 교육 인프라 격차 등이 꼽힌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전국 청년층 인구의 수도권 순유입 사유 1위는 '직업', 2위는 '교육'이었다.
반면 중장년층(만 40~64세)의 수도권 유출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20년간 대구에서 순유출된 중장년 인구는 약 1만7천명으로, 청년층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었다. 특이하게도 이 기간 경북에선 오히려 중장년층 인구 2만3천명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대구경북지역 중장년층의 타 지역 유동이 줄어든 것은 크게 3가지로 축약된다.
통계청에 확인결과, 지역 중장년층은 이미 지역에 안정적 기반을 갖춘 상태에서 다시 거주지를 이동하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청년층보다 크다고 여긴다. 대구의 중장년층은 수도권으로 가기보다는 차라리 인근 경북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엔 대구의 높은 집값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수도권에서 직장 생활을 마쳤거나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이 자연환경이 좋은 경북으로 돌아오는 이른바 '리턴'현상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덕수 통계청 인구추계팀장은 "대구경북 청년층은 지속적으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반면, 중장년층 경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교육과 주거, 일자리 문제로 인한 이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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