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현장에서] “수교 60주년, 음악으로 이어지는 한-일”…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日투어 첫 공연 성료

  •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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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3 15:12  |  발행일 2025-09-23
22일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19일 프리뷰 공연과 같은 라흐마니노프 두 곡
평일 저녁에도 관객들 힘찬 환호·박수 이어져
“대구시향, 장엄하면서 섬세한 연주 인상적”
지난 22일 일본 후쿠오카 심포니홀에서 열린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대구시향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공>

지난 22일 일본 후쿠오카 심포니홀에서 열린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대구시향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공>

"브라보, 브라보!"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첫 울림과 함께 힘찬 환호가 일본 후쿠오카를 가득 메웠다. 한일수교 60주년, 한국의 오케스트라와 일본인 피아니스트, 관객 모두가 음악으로 교감하는 자리였다.


지난 22일 후쿠오카 심포니홀에서 일본 투어의 막이 올랐다. 이번 일본 투어는 지난해 성사된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오사카 더 심포니홀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추진된 해외 교류 사업의 일환이다. 이날 공연은 대구콘서트하우스의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무대로, 25일까지 일본 3개 도시(후쿠오카, 히로시마, 오사카)에서 차례로 순회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은 월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애호가를 비롯한 현지인들이 모여 1천200여 석의 1층 좌석을 대부분 채웠다. 공연은 지난 19일 대구에서 열린 '제518회 정기연주회(프리뷰 공연)'와 같은 라흐마니노프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지난 22일 일본 후쿠오카 심포니홀에서 열린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대구시향 공연 모습. 협연자인 카네코 미유지가 라흐마니노흐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하고 있다. <대구시향 제공>

지난 22일 일본 후쿠오카 심포니홀에서 열린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대구시향 공연 모습. 협연자인 카네코 미유지가 라흐마니노흐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하고 있다. <대구시향 제공>

연주는 대구 공연과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먼저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협연자 피아니스트 카네코 미유지와 함께 선보였다. 연주자가 누르는 건반 하나하나에 관객들이 함께 호흡했고, 오케스트라의 깊은 선율이 더해지며 몰입감을 고조시켰다. 연주가 끝나자 힘찬 박수가 쏟아졌고, 협연자도 이에 보답하듯 리스트의 '위안, S.172' 중 제3곡 '렌토 플라시도'를 서정적으로 들려주며 피아노 건반 뚜껑을 덮었다.


지난 22일 일본 후쿠오카 심포니홀에서 열린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대구시향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공>

지난 22일 일본 후쿠오카 심포니홀에서 열린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대구시향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공>

인터미션 후 대구시향의 '교향곡 제2번'이 이어졌다. 60분이라는 긴 흐름에도 백진현 지휘자의 주도로 흐트러짐 없이 섬세한 연주가 이어졌다. 클래식 전용홀의 깊이 있는 공간과 맞물려 더욱 견고하고 웅장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환호 속에서 곡을 마친 대구시향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오페라 '술탄 황제의 이야기' 중 '왕벌의 비행'을 들려주며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공연이 끝난 후 "정말 대단했다" "즐거웠다"는 감탄사가 객석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지바현에서 왔다는 마쯔바라 스스무 씨는 "평소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좋아하는데,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장엄하면서도 섬세한 연주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학생인 히다카 유키 씨는 "한국 오케스트라 연주는 처음이었는데, 스케일이 크고 화려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후쿠오카 심포니홀 로비에서 기타 히로요시 오사카 더 심포니홀 극장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지난 22일 후쿠오카 심포니홀 로비에서 기타 히로요시 오사카 더 심포니홀 극장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오는 25일 오사카 더 심포니홀 무대에서도 동일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만남을 주선한 기타 히로요시 오사카 더 심포니홀 극장장 겸 음악감독은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라흐마니노프의 곡은 일본에서도 많이 연주되는 곡이지만, 작곡가가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로 2년 전부터 연주를 조금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러시아 작곡가의 곡을 한국 오케스트라와 헝가리 혼혈인 협연자가 일본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이번 투어를 개최한 것에 대해서 "한일 양국 친교를 위해 노력하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본과 한국은 아주 가까운 나라다. 음악 예술이라는 것은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양국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면 한다"고 남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24일 히로시마 JMS애스터플라자 대공연장에서는 '2025 코리아 위크' 초청 무대로 두 도시와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클래식·국악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후쿠오카에서=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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