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답보 상태였던 대구 독립역사관 건립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주재로 2일 대구보훈회관에서 열린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지역 내 13개 보훈단체장들은 대구독립역사관 건립 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 시절 내건 대구지역 보훈 관련 핵심 공약이었고 새 정부 국정과제로도 반영됐다. 대구독립역사관 건립은 지역 독립운동가 후손은 물론 지역민의 숙원사업인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구경북은 독립운동의 성지로 불린다.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 선생, 의열단 단원으로 옥중 순국한 이육사 시인, 민족 저항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 시인 등이 모두 지역 출신이다. 독립운동 유공자 등록인원 1만7천여명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이 2천300여명이나 된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단체인 대한광복회가 최초로 결성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를 기릴만한 제대로 된 역사관이나 기념관조차 없다. 대구에 독립역사관이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독립역사관 건립사업은 지난 2020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대한광복회 등 보훈단체를 중심으로 한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가시화했다. 윤석열 정부도 국정과제로 추진했으나 예산 확보 문제로 흐지부지됐다. 이재명 정부가 다시 국정과제로 확정하면서 사업 추진의 동력을 확보했다. 독립운동사에서 대구가 차지하는 위상을 보면 독립역사관 건립은 더는 미룰 수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신속하게 추진해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물려주길 바란다.
[사설] 李지사의 '경주 빅딜' 구상, 공식 제안으로 양성화하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APEC을 한 달 앞둔 그저께 '북·미 경주 빅딜' 구상을 밝혔다. 파격적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회동 의제와 의미를 꽤 구체적으로 설계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아직은 상상의 영역"이라고 했지만, 비공식적 논의가 은밀히 진행되는 징조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북·미 깜짝 회동이 성사된다면 APEC 성공은 물론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핵 문제 논의까지 일거삼득의 빅 이벤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진득하게 준비하면 꿈은 이뤄진다.
북·미 깜짝 회동은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다. 이 도지사의 제안에는 몇 가지 새로운 게 포함됐다. 미국과 북한 모두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다. 이 도지사는 "(경주 빅딜이 성사된다면) 비핵화보다 경제적 거래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회동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의제 범주를 제시한 셈이다. 원산에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유치하자는 제안은 처음이다. 북·미 모두 흥미로울 것이다. 그곳에서 미국 군함을 건조하는 구상이다. 북한 경제 개방은 물론 북극항로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 도지사 심중의 생각이다. 한 발 더 나아가 "DMZ 지뢰 제거와 관광 인프라 조성까지 결합한다면 노벨평화상 명분도 충분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흔들만한 레토릭이다.
위 안보실장은 "미국은 대화 의지가 있다"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도 최근 "비핵화 주장을 중단하면 대화 가능하다"고 했다. 여지가 생긴 셈이다. 이 지점에서 이 도지사의 제안이 의미를 지닌다. 북미 양측 모두에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한 달 채 남지 않았다. 우리의 구상을 미국과 북한에 은밀하게만 전할게 아니라 이제 공개적으로 보다 공식화할 때가 온 것 같다.
[사설] 대구 첨단 암장비 도입, '서울원정' 쏠림 해소 계기 되길
대구의 대형병원들이 최근 첨단 치료 장비를 속속 도입, 수도권과의 의료격차를 좁히는 양상이다. 수도권과 지방 간에 심각한 의료 불균형이 지역민의 치료권마저 위협하는 상황에서 무척 반가운 일이다. 칠곡경북대병원이 최첨단 로봇수술 장비 4대를 모두 가동, 암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파티마병원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방사선 암 치료기인 '트루빔 4.1'을 가동 중이다. 방사선 위치를 1㎜ 이하 단위로 정밀 조정할 수 있어 고난도 종양 치료가 가능하다. 또 동산의료원은 최첨단 양성자 치료기를 2028년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세 번째, 비수도권에서 처음이다. 양성자 치료는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는 차세대 기술로, 지역의 암 치료 지형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최근 5년 새 대구·경북의 암 환자 18만명이 서울에서 원정 진료를 받았을 정도로 '탈(脫)지방' 현상은 심각하다. 치료비는 물론 교통·숙박·생활비까지 부담하는 고통이 환자의 어깨를 더 짓누르는 양상이다. 더욱이 경북은 의료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으며, 이는 지역소멸을 앞당기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수준의 첨단 치료 환경을 갖추려는 대구 대형병원들의 움직임은 지역 의료의 부활을 알리는 희망이다. 문제는 단순히 의료장비로만 수도권 쏠림 구조를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첨단 장비 설치·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숙련된 인력 확보, 보험 적용 범위 확대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 여기다 지역 의료계 역시 친절도를 높이고, 시설 인프라 개선에 더 매진해야 한다. 지역민도 마음 놓고 삶의 터전인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길 기대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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