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코스피(종합주가지수) 27일 4천 포인트를 돌파했다. 여러 함의를 담고 있다. 먼저 최근 상승 랠리는 시장 내부 변화의 흐름에 힘입은 바 크다. 바로 반도체 회사의 초호황 사이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변되는 한국의 반도체 회사들은 세계 1,2위를 다투는 경쟁력과 함께 AI시대로 불리는 세계 경제질서의 패러다임 변화속에 가장 큰 수혜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4천 포인트 돌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의미있는 수익을 내지 못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배경이다.
경제 외적인 정치적 함의도 있다.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부터 근 1천 포인트 상승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코스피 5천을 공약했다. 한국 주식의 밸류업(Value up)을 주창했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했고, 상법 개정을 통해 기업 오너(Owner)가 아닌 일반주주의 이익에 대해서도 '이사의 충실의무' 를 명시하면서 개인투자자가 종전보다 유리한 위치에 오르도록 했다. 당연히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주식시장 정책이 기여한 바 분명 있다.이 지점에서 반추되는 부분은 야당인 국민의힘도 국내 주식시장을 놓고 보다 섬세한 정책 발굴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국경제는 고속성장속에 초일류 기업을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응한 시장가격을 획득하지 못해 왔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이다. 그런 고질적 문제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작금의 주식시장 활황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동시에 급상승은 늘 급락의 후유증이 따른다는 점도 투자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정부 정책방향과 세계경제의 흐름을 거시적으로 살피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국부창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경제환경이 전제된다 해도 투자는 결국 나의 책임이다.
[사설] 美中회담 부산 개최, 경주는 APEC 본연 역할 충실해야
APEC을 계기로 30일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이 경주가 아닌 부산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장소는 김해공항 공군기지 내 접견장인 나래마루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은 글로벌 경제 질서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외교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APEC 개최지인 경주가 아닌 부산에서 열려 APEC 정상회의가 자칫 빛이 바랠까 우려가 있다.
미중 정상의 동시 방한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만인데다 글로벌 패권을 두고 양국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긴장완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중 갈등이 거의 모든 나라의 경제와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상회담에서 오랜 대립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역사적 합의가 이뤄질지에도 전 세계의 눈길이 쏠려있다.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초격차 APEC'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경북과 경주로선 APEC 최고의 빅 이벤트가 부산에 넘어갔으니 허탈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9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후 APEC에 참석하지 않고 한국을 떠날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이 더 크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남은 기간 물밑 외교를 통해 회담장소를 경주로 돌려보겠다고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아쉬움은 접어두고 APEC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성공적인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 APEC은 외교 행사를 넘어 한국의 위상과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큰 무대다. 경북과 경주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우뚝 서게 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철저히 준비가 요구된다.
[사설] 막 오른 글로벌 CEO 회합... TK 혁신성장 계기되길
경주 APEC의 주요 행사인 'CEO 서밋'이 오늘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이번 CEO 서밋은 그 여느 때보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첨예한 글로벌 경제현안이 논의되는 데다, 참석자 면면도 화려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세계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IT기업 거물을 비롯해 글로벌 CEO 1천700명이 참석, 그 위상은 '메인 행사'에 버금간다.
특히 젠슨 황은 오는 31일 기조연설, 간담회를 통해 AI·로보틱스·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과 관련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에서 HBM 공급, AI 협력 강화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젠슨 황을 비롯한 IT 거물들의 행보는 국내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글로벌 기업 간의 대규모 투자와 협력의 장도 펼쳐진다. 미·중 기업인들이 이번 행사에 대거 참석한 점은 관세협상 휴전 이후 교류 확대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첨단기술과 한류 같은 소프트파워에서 세계 일류급으로 발돋움했음을 보여줌으로써 경제 국격을 높일 좋은 기회다. 대구·경북도 이번 행사를 최대의 비즈니스 기회이자, 투자유치의 무대로 활용해야 한다. 지역 대표 산업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이를 통해 글로벌 벨류체인에 편입될 기회를 잡아야 한다. 또 세계 혁신기술 흐름을 파악,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CEO 서밋은 화려한 잔치다. 이 잔치에 먹을 것을 얼마나 찾을 수 있는지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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