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APEC] 관세합의 경주서 마침표…연간 한도 200억불 ‘안전장치’로 외환시장 안정

  • 정재훈
  • |
  • 입력 2025-10-29 19:23  |  수정 2025-10-29 20:24  |  발행일 2025-10-29
관세 인하로 일본·EU와 경쟁력 동등
외환시장 충격 완화 위한 투자 상한 도입
조선업 협력 등 다층적 안전장치 확보
29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대통령실 위성락 안보실장(왼쪽)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29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대통령실 위성락 안보실장(왼쪽)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부가 29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최대 쟁점이던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금융 투자에 대해서는 '연간 200억 달러' 상한선을 설정해 외환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지난 7월 큰 틀에서 타결했던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조건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세부 합의는 3천5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투자 패키지 구조와 자동차를 포함한 핵심 품목 관세 인하를 골자로 한다.


우선 3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는 △현금 투자 2천억 달러 △조선업 협력 1천500억 달러로 구성된다. 특히 우리 측 외환시장의 부담을 덜기위해 한도를 설정한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2천억 달러 현금 투자가 외환 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간 투자 상한 200억 달러' 조항을 명시했다.


김 실장은 "한 번에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사업 진척에 따라 분할 투자돼 외환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며 "외환시장 불안 우려 시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근거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협력 1천500억 달러(일명 '마스가')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되며, 특히 '선박 금융' 방식을 포함해 외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국내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김 실장은 평가했다.


정부는 또한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 안전장치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MOU에 명시했다"며 "특정 프로젝트 손실을 다른 프로젝트 수익으로 보전하는 '엄브렐라 형태의 SPC(특수목적법인)' 구조를 설계해 리스크를 낮췄다"고 밝혔다. 또한 20년 내 원리금 전액 상환이 어려울 경우, 5대 5인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협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우선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돼 일본, EU와 동일한 경쟁 여건을 확보했다. 반도체의 경우, 핵심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 외에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 미국 내 미생산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가 적용되며, 의약품 복제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김 실장은 "국내 민감성이 높은 쌀, 쇠고기 등을 포함한 농업 분야의 추가 시장 개방은 철저히 방어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책도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투자 프로젝트 추진 시 한국 기업을 우선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며, 토지·전력 등 행정 지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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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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