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자동차 부품업체가 모여있는 대구 성서산업단지 전경. 영남일보DB
한·미 관세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당장 올해 4분기 실적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불확실성 해소와 별개로, '현지 생산 확대'라는 더 큰 숙제를 마주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9일 한국과 미국 정부는 협상해 오던 관세 협상의 타결을 발표했다. 치열한 협상이 진행된 가운데, 자동차 관세 부문에서 현재 25%인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되며 마무리 됐다. 자동차 관세가 경쟁국인 일본·유럽연합(EU)와 동등한 수준까지 맞춰지면서 미국시장 내 가격 경쟁력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30일 대구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는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세율 25%가 적용됐던 3분기까지 지역 부품사들은 상당한 마진 압박에 시달렸다. 차부품 업체 A사의 경우 25% 관세율로 인해 9월까지 30억원 가까운 비용이 발생했을 정도라고 전했. B사는 100억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해 2·3차 협력사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달 중으로 인하된 관세율(15%)이 적용될 걸로 보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지역 대표 차부품사 관계자들은 이번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B사 관계자는 "25%를 계속 적용받았다면 일본 차들과의 경쟁이 치열했을 텐데, 어느 정도 맞춰지게 돼 상황이 나아졌다"고 했다. A사 관계자 역시 "협상을 상당히 잘한 것 같다"며 안도감을 표했다.
결국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은 불확실성이라는 급한 불을 끄고, 지역 부품업계에 시간을 벌어준 셈이됐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현지 생산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세 부과가 현실이 된 이상 결국 해법은 '현지화'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현대차그룹이 현지 생산을 늘리는 만큼, 부품사들도 현지 투자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북미에 공장을 둔 업체들은 현지 생산을 늘리거나 증설 투자를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면, 현지 생산 기반이 없는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현지 생산 공장이 없는 기업들은 미국의 높은 원가와 까다로운 절차 탓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정 규모의 중견 부품 기업들은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현지 투자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A사도 미국에 판매 법인만 두고 있어 현지 생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나 단기간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큰 우려는 중장기적인 수출 물량 감소 가능성이다. 현대차가 장기적으로 현지화율을 계속 끌어올릴 방침이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신규 차종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 조달로 갈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국내 물량이 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지역 업계에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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