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로비에서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가 '뇌과학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창의성이 만들어지는 시간은 최소 15년입니다. 기억의 축적이 10년, 그 기억을 즉시 떠올릴 수 있는 활용 단계가 5년이 걸려요. 이 다음 단계가 바로 기억의 편집이고, 곧 창의성으로 이어집니다."
지난 4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로비에서 열린 '로비톡톡' 명사 특강에서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가 창의성이야말로 학습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로비에서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가 '뇌과학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박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IQ보다 3배는 더 중요한 게 창의성"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질문 잘하기 △생각 뒤집기 △유사성 찾기를 학습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박 박사가 어떤 분야를 장악하기 위해 내린 결론은 '좋은 질문 찾기'다. 그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질문이 30년간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대부분 정답이 없기 때문에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답을 유추하고 찾아가며 공부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경험 삼아, 지식의 함정도 지적했다. "어떤 하나의 지식은 반드시 그림자를 낳는다"며 "이미 어떤 분야에 해박하다면, 다른 분야를 모른다는 말과 같다. 아는 지식조차 뒤집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은유는 천재의 표상'이라고 표현한 것을 제시하며 "뛰어난 사람은 유사성을 보는 사람"이라며 "모든 학문은 기원을 추적하면 결국 하나로 모여든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 간 유사한 것을 간파하는 것이 곧 학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로비에서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가 '뇌과학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결국 학문은 곧 기억과 연결돼 있음을 강조했다. 반려견의 죽음이 먼 친척의 죽음보다 더 슬픈 이유를 예로 들며 '공유된 기억의 차이'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이나 PC 등 전자기기에 자신의 기억을 맡겨버린다.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면 감정이 사라지고, 어떤 것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과 열정도 없어진다"며 강연의 마지막까지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조건 기억하면 됩니다. 기억이 곧 감정이 되고 학구열로 이어지면, 그게 바로 창의성이 되는 겁니다."
한편 박 박사는 경북대 전자공학과와 미국 텍사스 A&M대 박사과정을 거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반도체 레이저와 반도체 통신소자를 30년간 연구해왔다. 2008년 저서 '뇌 생각의 출현'을 시작으로 2017년 '뇌과학 3부작'을 완성하고, 공익사단법인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을 운영하는 등 대중들에게 과학 분야를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정수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월정교 위 수놓은 한복의 향연··· 신라 왕복부터 AI 한복까지](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10/news-m.v1.20251031.6f8bf5a4fea9457483eb7a759d3496d2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