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대구 달성 구지3공장. <영남일보 DB>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 본사를 둔 <주>엘앤에프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LFP 양극재 내년 양산을 목표로 신규 설비 투자를 추진중이다.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 긴 수명을 앞세운 LFP 양극재가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주류로 성장하면서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자립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엘앤에프의 목표는 '탈(脫)중국' 공급망의 대안으로 성장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되는 것이다.
12일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LFP 양극재 적재량이 90만2천t으로 작년 같은기간 대비 65.7% 급증했다.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를 제치고 전체 양극재 시장 점유율의 60%에 가까운 수치로 성장했으며, 시장 내 영향력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 긴 수명을 앞세워 EV(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LFP 배터리는 열적·화학적 안정성이 높은 '올리빈(Olivine)'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안전하고, 철·인 등 풍부한 원재료로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문제는 현재 LFP 양극재 생산의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로 2025년부터 중국산 소재를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유럽연합(EU) 역시 대외 의존도 탈피를 선언하면서, 검증된 품질의 '비(非)중국산' LFP 확보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엘앤에프는 올해 키 메시지인 '돌파'를 바탕으로 LFP 사업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LFP 전담 법인 <주>엘앤에프플러스 설립을 완료했으며, 약 3천382억원을 투자해 연 6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착공,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엘앤에프의 무기는 '초고밀도' 기술력이다. 일반 LFP 밀도가 2.2~2.4g/cc 수준인 반면, 엘앤에프는 내년 2.7g/cc급 초고밀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밀도를 15~20% 향상시킨 수치로, 삼원계 미드니켈 제품 수준의 효율을 내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현재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이 다수의 고객사 최종 테스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반응도 뜨겁다. 지난 7월 SK온과 북미지역 LFP 양극재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시장 선점 기반을 다졌다. 지난 9월 진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반공모에는 10조원이 넘는 청약자금이 몰렸다. 국내 BW 공모 역사상 최대 규모다.
엘앤에프는 LFP 사업 본격화를 통해 NCM(하이니켈)의 고성능과 LFP의 고안정성을 아우르는 '투트랙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계획이다.
엘앤에프 권혁원 공정개발연구소장은 "LFP 국산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엘앤에프는 국내 유일 양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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