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회화의 경계 허문 60년, 김영태 작가 대규모 개인전 개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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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15 10:19  |  발행일 2025-11-15
정년 후 만개한 ‘공간 형태’ 추상 회화
청년기 감성 담긴 초기작 공개
건축가이자 화가, 융합의 궤적 눈길
김영태 작가의 2025년 작품 간間2505

김영태 작가의 2025년 작품 '간間2505'

영남대 건축학부 명예교수이자 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영태 작가가 11월과 12월, 대구 지역 두 곳의 전시장에서 자신의 60년 예술 여정을 집대성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학 강단을 떠난 후 본격적으로 선보인 추상 회화와 건축적 조형물 등 최근작을 담은 '김영태 작품전'과 김 작가의 청년기 감성이 담긴 초기작을 공개하는 '김영태 6070展(전)'으로 나뉘어 열린다.


김 작가의 작품 세계는 건축과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공간 형태(Space Form)'에 대한 깊은 천착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정년퇴직 후 활발하게 전개된 근작들은 기존의 사각형 평면 회화의 틀을 거부하고 캔버스를 뚫고 면을 분리해 입체적 조형성을 부여한 점이 돋보인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제4~5전시실에서 열리는 '김영태 작품전'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최근작 위주로 구성된다. 건축의 구조적 요소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등 추상미술의 경향이 명확히 드러난다. 김 작가는 한옥의 서까래와 천장 등 건축구조물에서 영감을 받아 획일적인 평면에서 벗어났으며 돌출, 겹침, 분리 등의 기법을 통해 회화에 깊은 공간감을 부여하고 있다.


김영태 작가의 2023년 작품 결구(結構)2303

김영태 작가의 2023년 작품 '결구(結構)2303'


김영태 작가의 2025년 작품 무제(無題)

김영태 작가의 2025년 작품 '무제(無題)'


영남대 건축학부 명예교수이자 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영태 작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영남대 건축학부 명예교수이자 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영태 작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김 작가는 "건축 설계 시 추구했던 '정면이 없는 건축'처럼, 사방 어디에서 보아도 자기 표정을 갖는 다각적인 시각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영태 작가의 1971년 작품 건(建)

김영태 작가의 1971년 작품 '건(建)'

김영태 작가의 1969년 작품 자화상22

김영태 작가의 1969년 작품 '자화상22'

오는 20일부터 12월20일까지 대구 수성구 소헌미술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김영태 6070展'은 김 작가의 예술적 원류를 탐색할 기회다. 김 작가가 중학교 2학년 때 그린 유화부터 1979년까지, 10대에서 20대 시절의 작품 50여 점을 공개한다. 전시에는 당시 대구의 명소나 김 작가의 가족을 그린 구상화는 물론, 대학 재학 중 그린 추상화 등 건축 전공 이전부터 싹틔운 화가로서의 꿈과 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편, 김 작가는 건축을 전공한 학자이면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영남대 교수 재직 당시에는 '대구 일요화가회' 활동을 통해 꾸준히 붓을 잡았다. 특히 1990년대 국비 해외 방문 교수 자격으로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에 머물며 유럽 건축을 연구했던 경험은 귀국 후 '유럽 건축 스케치전'으로 결실을 맺는 등 건축과 회화를 접목한 초기 작업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소헌미술관 장경선 관장은 "김영태 작가의 이번 전시들은 건축 이론가이자 교육자로 살면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예술혼의 결과물이다. 건축적 사유가 순수 미술로 확장하는 독특한 궤적을 조명할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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