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학기 현풍초 학생의 지속 가능한 소비 실천을 위한 '현풍 곰탕(G.O.M.T.A.N.G) 마켓'에 4학년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현풍초등학교가 자체 IB(국제바칼로레아) PYP(초등과정)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2022년 IB 인증을 받은 현풍초등엔 타 시도 학생들이 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3일 영남일보 취재결과, 현풍초등 전교생은 약 260명 수준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현풍초는 학생과 학급 수의 대폭 감축이 예상됐다. 대구시교육청은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 지역의 과밀 학급 해소를 위해 현풍초를 '일방향 공동통학구역'로 지정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 초교 신설과 학령인구 감소 탓에 재학생 수는 272명→180명 이하로 줄었다.
이에 현풍초는 '현풍 300'이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IB 프로그램의 강점을 살린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통학 거리가 있음에도 IB 교육을 위해 찾아오는 일방향 공동통학구역 및 타 시도 학생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 전교생의 51.3%가 일방향 공동통학구역을 통해 입학한 학생이다. 지난해 전입생은 34명(타 시도 18명), 올해 1학년 신입생 31명 모집으로 2개 학급을 유지하게 됐다. 학교 측은 최근 유입 인원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로 IB 도입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
현풍초의 대표적인 교육과정은 '탐구 발표회'다. 6학년 학생들은 탐구 주제 선정부터 자료조사·정리·발표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사고력과 협업 능력을 키운다. 학생 주도 졸업식에는 졸업생 전원이 무대에 올라 1분 연설과 축하 공연을 한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구조다.
교육과정의 큰 특징은 학생이 학습을 실제 문제 해결로 연결하는 실천 문화다. 6학년 '우리 자신을 조직하는 방식' 탐구 단원(UOI)에서 학생들은 기업 경제 활동을 경험하는 K-창업 박람회 운영을 통해 경제 주체로서의 역할을 탐구했다. 4학년은 '우리 모두의 지구' UOI에서 교내 친환경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와 리필 스페이스 부스를 운영하는 현풍 곰탕(G.O.M.T.A.N.G) 마켓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경제 활동 체험에 참여한 조은솔 학생(6학년)은 "친구들과 협력해 계획을 세워 장사를 해보고 일지까지 써봤다. 번 돈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눴고, 도서관에서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빈가방을 기증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채택됐다"고 했다.
현풍초는 앞으로도 학생 개개인의 주도성을 신장하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포용적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사회 문제를 세계적 이슈와 연결하는 경험도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류은영 현풍초 교장은 "학생과 교사의 주도성이 현풍초의 교육 핵심"이라며 "IB 철학을 실천해 지역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글로벌 시대에 발맞춘 교육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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