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째 1인당 GRDP ‘꼴찌’…대구의 씁쓸한 현주소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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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3 18:22  |  발행일 2025-12-23
국가데이터처 ‘2024년 지역소득(잠정)’ 결과
1인당 GRDP 3137만원, 울산 절반도 안 돼
총·순소득 등 1인 주요지표 모두 전국 하위권
“AI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재편 서둘러야”
대구의 1인당 GRDP가 33년째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앞산에서 내려다본 대구 전경. <영남일보DB>

대구의 1인당 GRDP가 33년째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앞산에서 내려다본 대구 전경. <영남일보DB>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3년째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전국 '3대 도시'로 꼽혔던 대구의 씁쓸한 현주소다. 인공지능(AI)·첨단로봇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의 산업구조 재편이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됐다.


국가데이터처가 23일 발표한 '2024년 지역소득(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3천13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압도적인 꼴찌로, 1위인 울산(8천519만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 평균(4천948만원)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경북의 1인당 GRDP는 5천320만원으로 파악됐다.


대구의 1인당 GRDP는 1993년(508만원)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이후 33년째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2001년에는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만 1천만원 이하(당시 980만원) 1인당 GRDP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는 1인당 주요 지표가 모두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1인당 지역총소득은 3천618만원으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특정 지역의 주민 1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의 평균을 뜻하는 1인당 지역순소득(3천16만원)도 전국 꼴찌였다. 가계 구매력을 의미하는 가계총처분가능소득(2천578만원) 역시 전국 평균(2천782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대구는 도시 자체의 지역내총생산도 전국 하위권이었다. 작년 대구 GRDP는 약 75조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1위를 기록했다. 1위인 경기(651조원)의 9분의 1 수준이다. 성장률도 8대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0.8%)을 기록했다. 작년 전국 평균 성장률은 2.0%였다.


작년 대구 GRDP 역성장에는 건설업의 부진이 컸다. 건설업 생산이 21.4% 급감하며 경제 전반을 끌어내렸다. 제조업도 0.8% 감소했다. 특이점은 군위군 편입으로 농림어업 증가율(78.6%)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구의 1인당 GRDP가 수십 년째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는 대기업 부재와 섬유 등 저부가가치 위주 산업구조가 꼽힌다. 최종생산물가치 볼륨을 높여줄 앵커기업 유치와 더불어 AI·첨단로봇 등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의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철 대구정책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고부가가치 제조업 위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려면 앵커기업 유치가 필수다. 그걸 풀려면 결국 외부 연결고리 역할을 할 공항(TK신공항)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면서 "대구는 서비스업 비중도 70%에 달한다. 금융·의료·법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키우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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