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야외 온천 모습.<울진군제공>
울진바다에서 갓 잡은 울진대게 두껑에 내장과 김, 등을 넣은 비빕밥 .<울진군제공>
울진 바닷가의 일출 모습.<울진군제공>
오는 30일 KTX 운행을 앞둔 경북 울진이 연말연시 겨울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기, 여행객들이 찾는 것은 화려함보다 따뜻한 쉼과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다. 울진은 온천의 온기와 동해의 일출, 겨울 바다의 제철 미식까지 두루 갖춘 곳으로 겨울 여행의 조건을 충실히 채운다.
울진 겨울 여행의 출발점은 온천이다. 백암온천은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알칼리성 온천수로, 부드러운 물감과 피부에 닿는 편안한 촉감이 특징이다.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탕에 몸을 담그면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리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이 시작된다.
덕구온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 용출되는 온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계곡에서 솟아나는 온천수와 주변의 겨울 설경이 어우러진 노천욕은 이곳만의 특별한 풍경을 만든다.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온천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겨울 여행의 기억을 깊게 새긴다.
온천에서 몸을 충분히 녹였다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동해로 향한다. 울진 해안은 새해 일출 명소가 곳곳에 자리해 연말연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월송정과 망양정, 등기산 스카이워크, 은어다리 등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는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붉게 물드는 바다가 어우러져 장엄한 장면을 연출한다.
고요한 파도 소리와 함께 맞는 새해 아침은 분주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을 하기에 충분한 여백을 남긴다.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순간,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의미 있는 시작으로 이어진다.
겨울 울진의 또 다른 매력은 미식이다. 이 시기 울진 앞바다에서 잡히는 대게는 살이 꽉 차 담백하면서도 깊은 단맛을 자랑한다. 찜으로 즐기는 대게 한 상은 겨울 여행의 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여기에 현지인들이 겨울 별미로 꼽는 곰치국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로 추위를 단숨에 잊게 한다. 거친 겨울 바다에서 난 재료로 끓여낸 음식은 울진 여행의 풍미를 완성한다. 자연과 계절이 만든 맛은 여행의 기억을 오래도록 남긴다.
올해 연말 울진 여행이 더욱 특별해지는 이유는 교통 여건의 변화다. 오는 12월30일부터 KTX가 운행되면서 울진은 전국 어디서든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닿을 수 있는 곳이 된다. 그동안 거리 때문에 망설였던 여행객들도 부담 없이 울진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접근성 개선은 짧은 방문을 넘어 머무르며 즐기는 체류형 여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온천과 바다, 미식을 하루에 담기보다 여유 있게 즐기려는 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KTX 개통으로 울진이 더 이상 먼 곳이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여행지가 됐다"며 "연말연시 온천과 일출, 미식을 함께 즐기며 울진에서 특별한 겨울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따뜻한 온천에서의 휴식, 새해를 여는 동해의 해돋이, 제철 해산물이 채우는 식탁, 그리고 가까워진 거리까지. 울진의 겨울은 쉼과 시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간으로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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