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지사가 29일 '2025 도정 주요 성과와 2026년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건설과 관련해 '속도전'을 주문하고 나섰다. 군공항(K-2) 부지 매각이 지연되면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돈을 빌려서라도 착공부터 먼저 하자는 주장이다. 내년 3선 도전을 공식화한 이 도지사가 다른 출마 예정자들이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이 지역 최대 이슈를 선점하고 나선 모양새다.
29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2025년 도정 주요 성과와 2026년 추진 방향' 브리핑 자리에서 이 도지사는 질의응답을 통해 TK공항 재원 공백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군공항 이전은 '이사' 개념으로, 대구시가 기존 부지를 처분해 새 공항을 짓는 구조"라며 "매각이 지연되면 대구·경북이 먼저 공적자금 등을 빌려 사업을 착수하고, 부족분은 정부 지원으로 메우는 방식으로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TK공항 조성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APEC을 치러보니 세계와 통하는 길(공항)이 없으면 국제행사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이 '0'이라는 식의 오해가 반복되는데, 군공항 이전과 민간공항 건설은 성격이 다르다"며 "민간공항(국토부 사업) 2조6천억원은 설계·준비까지 진행된 국가사업이고, 연차별 반영 예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원 마련 방식으로는 '선차입'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도지사는 "대구시 권한으로 기존 부지 매각이 진행돼야 하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지연된다면 팔릴 때까지 대구·경북이 먼저 빌려 착공하자"며 "농협을 통해 1조원 규모 자금도 저리로 조달할 수 있도록 확인했다. 지자체가 보증을 서고, 지금 금리 7~8%보다 낮은 3%대 중반이면 건설사도 선호한다"고 말했다. 지금 시작하면 2030년대 개항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 도지사는 올해 성과로 2025 APEC 경주 개최 지원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체크리스트와 수차례 현장점검·회의로 성공 개최를 뒷받침했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투자유치, 글로벌 협력 확대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산불 대응과 관련해선 "산불 피해 직후 '재창조 본부'를 꾸려 일상 회복과 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했고, 역대 최대 규모인 1조8천억원 복구비를 확보했다"면서 "재난 관련 산불특별법은 전례가 드문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지사는 마지막으로 "경북도는 앞으로도 대구·경북이 손잡고 신공항을 비롯한 핵심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금희 경제부지사는 올해 투자·금융 분야 성과로 구미 노후산단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청년 주거 사업, 경주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 1시군 1호텔 전략 등 '지역활성화펀드' 활용 사례를 들었다.
정운홍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