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영천호국원 현충탑 전경. <국립영천호국원 제공>
5만7천여 기의 묘역이 안장된 경북 영천시 고경면 국립영천호국원은 6·25전쟁 낙동강 전투와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잠든 '호국의 성지'다. 연간 100만 명의 추모객이 다녀가는 국가보훈부 소속 국립묘지이지만, 유가족들을 제외하면 현역 장병들의 방문은 드물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립영천호국원은 국가가 제공하는 '견학 보상 휴가'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가보훈부가 군 장병의 안보 의식 함양을 위해 시행 중인 '휴가 병사 현충시설 견학 보상 제도'의 사각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자발적으로 지정 시설을 방문한 병사에게 휴가 또는 외출 1일을 부여하는 이 제도는 지난해 8월 적용 대상을 15곳으로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국립영천호국원을 비롯한 추모 위주시설은 선정에서 배제됐다.
현재 병사들이 1일 휴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독립기념관과 전쟁기념관, 서해수호관 등 5개소에 그친다. 외출 보상이 가능한 안중근의사기념관, 육군박물관 등 10개 시설을 포함해도 국립묘지 형태의 호국원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영천호국원은 2001년 국내 최초의 국립호국원으로 개원해 39만㎡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까지 군 장병 견학 보상 휴가 대상 시설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 같은 불균형에 대해 서길수 전 영남대 총장은 보훈부에 직접 시설 포함을 제안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서 전 총장은 "낙동강 전투의 영령들이 잠든 영천호국원이 제외된 것은 보훈 가치의 평등성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며 "국가를 위한 희생의 무게는 시설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보상 체계가 전시물 중심의 '기념관'에만 치중되면서, 실제 유해를 모신 국립묘지가 장병들의 발길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립영천호국원 측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인지하고 보훈부 차원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천호국원 현충과 담당자는 "보훈부가 기존 현충시설 위주 기념관에서 추모시설도 휴가 장병 견학 보상 프로그램 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보훈 가족인 김효신(55)씨는 "영남권 최대 보훈 시설인 영천호국원이 군 장병들의 '견학 보상 휴가' 혜택에서 제외된 것은 잘못"이라며 "보훈의 일관성을 위해 추모 시설 교육적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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