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어린 봉준호도 영화 봤던 대구아카데미,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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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8 16:28  |  발행일 2026-01-08
CGV대구아카데미 “1월 23일 영업 종료”
2006년 관객들로 북적북적한 대구아카데미극장. <영남일보DB>

2006년 관객들로 북적북적한 대구아카데미극장. <영남일보DB>

추억의 아카데미극장이 문을 닫는다. CGV대구아카데미는 오는 23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8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밝혔다.


CGV대구아카데미 측은 "그동안 이용해주신 고객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인근에 위치한 CGV대구현대, CGV대구한일 등을 이용 부탁한다"고 안내했다. 또한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해온 아트하우스와 관련해서는 "재오픈 일정은 추후 공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화관 폐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내는 반응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추억의 영화관이 사라진다"며 허탈해했다. 특히 "초등학생 때 아카데미에서 영화를 봤었는데, 당시엔 사람이 많아서 입석 표도 팔았다", "어릴 때 처음으로 영화를 본 곳인데, 당시 엄마와 줄 서서 표 사는 게 설렜던 기억이 난다"라며 개인적인 추억을 떠올리는 댓글도 많았다.


CGV대구아카데미 전경. <영남일보DB>

CGV대구아카데미 전경. <영남일보DB>

대구의 CGV 지점 중 유일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었던 아카데미 아트하우스에 대한 안타까움도 컸다. 아트하우스에서는 멀티플렉스에서 볼 수 없는 전 세계 예술·독립영화를 상영해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특히 예술영화 전용관이었던 동성아트홀이 2022년 폐관되면서 더 주목받았다. 아트하우스를 자주 찾았던 네티즌들은 "재오픈이 정말 맞느냐" "그냥 사라지는 것이라면 앞으로 예술 영화는 어디서 보나"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동성로 상권 자체가 많이 침체됐다", "동성로와 영화관 전성기가 겹쳐서 동성로에 영화관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둘 다 망하고 있다"며 폐관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이미 사람들이 OTT 보는 걸 선호해서 앞으로도 영화관은 점점 사라질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CGV대구아카데미의 모태는 1961년 2월 동성로가 위치한 중구 남일동에 문을 연 아카데미극장이다. 아카데미극장은 대구가 고향인 봉준호 감독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어릴 적 대구아카데미극장에서 '로봇 태권브이'를 봤던 기억이 난다"고 밝힐 정도로, 대구 시민들에게 추억의 영화관으로 자리해왔다.


대구 자본으로 설립돼 50년간 지역 영화산업을 이끌어왔지만, 멀티플렉스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경영난을 겪었고 2009년 12월 문을 닫았다. 이후 CGV가 2014년 이 극장을 인수해 운영해왔으나, 결국 이마저도 버텨내지 못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구 영화관의 현주소


대구는 한때 '영화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영화관이 많았다. 특히 중구 동성로를 중심으로 단관 극장들이 모여 있었다. 한일극장, 아카데미극장, 만경관, 대구극장, 제일극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멀티플렉스의 등장, OTT 서비스의 확산 등으로 추억의 영화관들이 문을 닫았다. 그나마 한일극장은 대형 멀티플렉스인 CGV 한일, 아카데미극장은 CGV 아카데미로 명맥을 이어왔다. 1922년 개관한 대구 최초의 극장인 만경관은 2002년 멀티플렉스 형태로 재단장해 운영했으나 2018년부터 롯데시네마가 맡아 프리미엄관으로 관객들을 맞고 있다. 대구극장과 제일극장은 2000년대 초중반 경영난으로 폐관됐다. 대구극장의 경우 1938년 개관해 대구에서 역사가 긴 극장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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