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취임한 변기현 대구서문시장연합회장은 "상인들간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임기동안 서문시장 내 상가를 결집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서문시장은 전국구 인지도를 자랑하는 대구 대표 전통시장이다. 총 6개 지구(1지구, 2지구, 4지구,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상가)에 4천200여 개의 점포가 입주한 서문시장은 100년이 넘게 대구시민의 든든한 '유통망'으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서문시장은 그간 여러가지 고충을 겪기도 했다. 잦은 화재사고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주차문제, 온라인 위주의 소비 패턴 변화,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아직도 어려움은 진행 중이다. 게다가 지난해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이 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확장공사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바람에, 새로운 상가 연합회를 출범시키면서 상인들 간 갈등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신임 서문시장연합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7일 변기현 서문시장연합회장이 취임했다. "상인들 간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한 변 회장에게 앞으로의 서문시장 운영 방향과 구체적 실행계획을 들어봤다.
▶긴 시간, 서문시장과 함께했다. 건해산물상가회장, 서문시장연합회장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처음 서문시장엔 어떻게 발들이게 됐나.
"1960년에 대구에서 태어나 초·중·고·대학교까지 모두 대구에서 나왔다. 처음 대구대학교 영어교육과에 입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중퇴했다. 이후 대학은 꼭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1983년 계명문화대 경영학과에 재입학했다. 졸업 이후 몇 년 간 회사를 다녔으나, 건어물 상가를 운영하시던 부친이 함께 시장에서 장사를 해보자고 하셔서 고민 끝에 1989년부터 건해산물 상가를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상가를 물려받은 이후 약 50년 간 서문시장과 동고동락하고 있는 셈이다."
▶오랜 세월동안 서문시장에 몸담았는데 회장이 되니 소감이 어떤가.
"서문시장연합회장까지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나보다도 능력이 좋은 분들이 많으실텐데 지지해줘서 고맙다. 중책을 맡은 만큼, 큰 책임감을 느낀다. 열심히 뛰겠다."
▶건해산물상가회장을 한 지도 10년이 넘은 것으로 안다.
"20대부터 시장에서 일하면서 상인들과 좋은 관계를 항상 유지하려 애썼다. 그러던 중 2000년 상인들에게 추천받아 처음으로 건해산물상가 총무를 맡았다. 총무를 하면서 세 분의 건해산물상가 회장을 모셨다. 사실 회장까지 할 생각은 없었으나, 친하게 지낸 주위 상인들이 많이 추천해줘서 2015년부터 건해산물상가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하고 있다."
▶건해산물상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여러가지 기억에 남는 일이 많았을 것 같다.
"회장이 된 이후 처음으로 건해산물상가 회계 장부를 보게 됐다. 총무를 오래해서 그런지 돈이 새는 곳과 들어오는 곳이 명확히 보였다. 이들을 보완해 몇 년간 매달 일정 금액씩 늘려나갈 수 있었고, 5천 만원 상당의 금액이 모였다. 이 돈은 코로나19 확산, 건해산물상인들이 힘들 때 요긴하게 쓰였다. 현재까지도 명절 등 주요 행사가 있으면 상가 상인들에게 일정 금액씩 나눠주고 있다. 소소하지만 상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고, 상인들의 반응도 좋다."
▶서문시장연합회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둔 사안은 무엇인가.
"서문시장연합회를 중심으로 시장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각 상인 간 화합과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바로 여러 상가 회장들을 만나고 있다. 실제로 유의미한 성과도 있었다. 연합회를 탈퇴한 상가를 다시 모아 갈라진 서문시장을 봉합하고 싶다."
▶상인들 간 가장 갈등이 컸던 것이 서문시장 '지상철' 역사 공사였다고 했는데.
"당시 서문시장역 확장공사 주요 내용으로 동산육교 연결이 있었는데 상인들의 반대가 상당했다. 때문에 육교를 없애고 양쪽 거리에 양방향 에스컬레이터 4대를 만들었다. 지금은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객들을 생각하면 보다 편리하게 서문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큰 숙제를 해낸 기분이다. 하지만 상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현재 서문시장연합회는 서문시장역 확장공사로 인한 상인 갈등으로 동산상가와 건해산물상가만 남은 상황이다. 갈라진 서문시장 상인들이 다시 뭉칠 수 있도록 하는게 회장 임기동안 추진할 가장 큰 목표다."
▶회장 임기 내에 해보고 싶은 다른 일도 많을 듯하다.
"시급히 추진해야 할 일이 많다. 먼저 고객지원센터 중 일부 공간을 쉼터로 활용, 입점업체 재정을 내실화해 연합회를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려 한다. 특히, 늘 화재 위험에 노출됐던 서문시장에 소방통로 확보를 위해 상가 접지선 정비 등을 관계 기관과 협조해 시장 환경을 보다 안전하고 깨끗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서문시장 4지구를 재건축하는 데도 연합회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적극적으로 협조함으로써 빠른 시일 내에 상가가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많은 상인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서문시장연합회 전임 집행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종호 전임 회장이 여러 도움을 줬다. 박 전 회장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서문시장연합회 부회장, 회장을 4년 연임하며 서문시장을 위해 봉사하셨다. 서문시장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지상철 서문시장역의 확장 사업, 양방향 에스컬레이터 역사 확장 등은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특히 정부가 진행한 해산물 소비 촉진 행사에서 배제됐던 서문시장 건해산물상가가 2년 전부터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건 박 전 회장의 덕이 컸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하우를 많이 전수받았다."
▶서문시장도 유통 환경이 변하는데 발맞춰 자생력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서문시장 2지구와 인근 먹자골목을 중심으로 상권이 급속도로 확장하면서 낮에도 많은 방문객이 시장을 찾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지표지만 아직 발전을 위해 가야할 길이 멀다. 무엇보다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부지가 활성화돼 새로운 유동인구를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 또, 현재 서문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 행사는 먹거리 관련 상인들은 혜택을 받지만, 잡화 상가들에게는 거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들 상가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찾아서 제공할 길을 찾으려 한다."
▶서문시장 상인들과 고객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시장 상인들이 고객들에게 좀더 친절하고 고객들도 시장 상인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서로 배려하는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 대구시의회, 대구시, 중구청, 중구의회 등 관계기관도 서문시장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
이남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