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테마파크에서 운영 중인 실내형 아이스링크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방문객 수로 논란을 빚고 있다. 피재윤 기자
경북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도심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도착한 한국문화테마파크 산대극장 앞. 거대한 흰색 막구조 텐트 안으로 들어서자 전력 발전차가 내뿜는 기계음만 정적을 깨고 있다. 축구장 절반 크기인 800㎡ 규모의 은빛 빙판 위에는 서너 명의 아이들만이 스케이트 날을 지치고 있다 있다. 안전요원들이 빙판 외곽에 서서 빈 공간을 응시하는 시간이 이용객을 응대하는 시간보다 길다.
지난해 12월 말 개막한 '조선의 겨울 축제'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평일 풍경은 이처럼 한산하다.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사업비 3억 2천만 원을 투입해 마련한 야심작이라는 설명이 무색할 정도다. 현장에는 40×20m 크기의 아이스링크와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으나 주중 가동률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인근 주민 이상훈(45·도산면)씨는 "주말에는 외지 번호판 차량이 좀 보이지만 평일엔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며 "입장료가 공짜라 해도 여기까지 오려면 기름값에 시간까지 따져야 하니 선뜻 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은 안동 시내권에서 약 30㎞ 떨어져 있어 자가용 없이는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접근성 문제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주말 회차당 300~400명이 몰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평일 방문객은 손에 꼽일 정도로 급감한다. 시는 셔틀버스 운행을 검토했으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소지와 선행 사례 등의 법적 검토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결국 1억 6천만 원을 들인 시설 임차료와 매일 돌아가는 발전차 연료비 등 고정 비용은 이용객 수와 상관없이 계속 지출되는 구조다.
테마파크 측은 그간 여름엔 물놀이장, 겨울엔 스케이트장을 운영하는 '시즌제 이벤트'로 활로를 찾아왔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지리적 한계와 대중교통 부재라는 근본 원인을 외면한 채 콘텐츠만 교체하는 방식은 예산 소진형 행정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안동시민들은 냉정한 진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기반 시설에 대한 수요 예측 실패가 결국 투입 대비 효과가 낮은 '보여주기식 축제'로 이어진 것이다. 축제 종료까지 남은 보름 남짓한 기간에도 평일의 고요함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세금 낭비에 대한 지역 사회의 시선은 더욱 따가워질 전망이다.
피재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단독인터뷰] 한동훈 “윤석열 노선과 절연해야… 보수 재건 정면승부”](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3/news-p.v1.20260228.8d583eb8dbd84369852758c2514d7b37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