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는 겨울축제’…3억 들여 만든 스케이트장, 접근성은 빠졌다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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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22 20:59  |  발행일 2026-01-22
한국문화테마파크에서 운영 중인 실내형 아이스링크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방문객 수로 논란을 빚고 있다. 피재윤 기자

한국문화테마파크에서 운영 중인 실내형 아이스링크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방문객 수로 논란을 빚고 있다. 피재윤 기자

경북 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에서 운영 중인 '조선의 겨울 축제'가 기대에 못 미치는 방문객 수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은 실내형 아이스링크장과 크리스마스 포토존, 겨울 마켓 등을 마련했지만 주말을 제외하면 찾는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다.


축제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오는 2월 초까지 38일간 진행된다. 핵심 콘텐츠는 산대극장에 설치된 40×20m 규모 실내형 스케이트장으로 조성·운영에만 1억6천만 원 이상이 들어갔다. 대형 텐트 임차, 발전차 운영, 대형 트리 및 조명 설치, 홍보비 등을 합치면 사업비는 3억 2천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규모'보다 '구조'다. 테마파크는 도심과 거리가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취약하다. 도심에 비해 청소년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기가 어렵다. 셔틀버스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운영 과정에서 법적 논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무료입장'이란 강수를 뒀다. 스케이트장 입장료는 면제하고 장비 대여료(5천 원)만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말에만 회차당 300~400명 수준이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동률과 운영비를 감안하면 투자 대비 효과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운영방식도 문제다. 테마파크는 계절별로 겨울 스케이트, 여름 물놀이, 봄·가을 체험행사 등 '시즌 이벤트'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용해 왔다. 그러나 상설 유인책이나 접근성 개선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도 안 온다"는 논리로 예산을 투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안팎에서는 "기반과 수요를 먼저 점검하지 않은 채 콘텐츠를 얹는 방식은 결국 예산 소진형 행정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시민은 "필요한 건 또 다른 이벤트가 아니라, 왜 사람이 오지 않는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라며 "축제 이후 남는 것이 '얼음판'이 아니라 '교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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