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수 극단 창작플레이 대표
대명공연거리는 계명대 대명캠퍼스 인근에 뿌리를 내린 대구 공연 문화의 중심지다. '대구의 대학로'라 불리는 이곳은 2000년대 중반, 열정 넘치는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이곳에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이후 2016년 대구시와 남구청,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협업으로 진행된 '소극장 집적화 사업'을 통해 지금의 체계를 갖추며 본격적인 활성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는 공연 예술인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투영된 이곳의 모습은 어떠할까? 인근 거주자나 연극 마니아층에게는 친숙할지 몰라도, 대다수 대중에게는 "그런 곳이 있었어?" 혹은 "대학로 같은 곳인가?" 정도의 막연한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거리에서 오랫동안 무대를 지켜온 나조차도 관객에게 공연장 위치를 설명할 때 '대명공연거리'라는 이름을 선뜻 내세우지 못하는 상황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오늘날 '브랜딩'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나 역시 우리 극단이 추구하는 철학을 대중에게 어떻게 어필하고 브랜딩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내가 청춘을 바쳐 공연해 왔고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이 터전이 대중의 머릿속에 강렬한 대명사로 각인되길 바라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음을 실감한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뚜렷한 지역 공연계의 특성상, 물리적인 공간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브랜드가 되거나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기는 어렵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2026년 2월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홀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지만 거리의 활성화를 위해 다른 단체에게도 함께 공연에 동참하자고 권유한다고 해서 거창한 변화가 일어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나의 이런 진심이 닿아 사시사철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의 풍경을 간절히 꿈꿔본다.
나는 우리 지역의 명소를 배경으로 삼거나,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상의 소재로 공연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관객이 무대 위에서 현실적인 공감을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작품이 생명력을 얻고 롱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거리 또한 시민들에게 그렇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소중한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낭만 가득한 아지트' 같은 곳 말이다.
'당신의 일상이 연극이 되는 이곳, 대명공연거리' 이 매력적인 브랜딩이 대중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예술가와 시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날이 반드시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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