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통합 이미지. 영남일보 DB
광주시와 전남도가 행정통합 특별법 시행령 입법을 예고하면서 최근 추진 동력이 떨어진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시·도민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오는 7월 통합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지만 재추진 여부와 시기에 관한 궁금증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 통합 추진 동력 재장전의 변곡점은 6·3지방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광주·전남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82개 조문으로 구성된 시행령은 제정 목적을 비롯해 일반행정·교육자치·산업활성화·도시개발 등 분야별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광주·전남은 지난 3월1일 통합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시행령을 마련했다.
반면 대구시와 경북도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통합특별시 출범 준비 등 실무적으로 처리할 일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서다. 양 시·도의 통합 관련 정책 기조도 '적극 추진'에서 '현상 유지' 쪽으로 방향 전환이 예상된다.
대구시는 지난 3월30일자로 대구경북통합추진단에 파견했던 직원 3명에 대한 복귀명령을 내렸다. 자체적으로 구성·운영했던 '대구경북통합추진TF' 직원들의 근무 명령도 해제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당분간 '경북과의 협력·통합 병행'이라는 기조는 유지한다. 경북도 역시 기존 추진단 조직을 그대로 둔 채 광주·전남의 행보를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 방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도 즉각적인 대비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시 한 간부 공무원은 "현재 상황에선 형식적으로 통합TF 등 관련 조직이 유지될 것 같다. 광주·전남 통합 관련 동향 파악 업무는 이어지겠으나 6·3지방선거 기간 적극적인 통합 추진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며 "만약 추후 대구경북 통합이 진행된다면 타 지역보다 더 원숙한 통합을 이루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는 7월 대구경북 통합은 힘들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을 보면, 통합시장 선거가 가능한 물리적인 데드라인은 '4월14일'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2주 정도 시일이 남았지만 지방선거 경선이 진행 중이어서 막바지 동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설상가상 대구시와 경북도 모두 수장 없는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 중인 만큼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 수도 없는 처지다.
양 시·도는 지방선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구시장·경북도지사 유력 후보와 향후 당선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통합이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은 행정통합 재추진에 대체로 공감대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추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누구보다 통합에 적극적이다. 김재원 예비후보 역시 최근 경북도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한 행정통합 준비'를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통합 추진을 천명한 후보가 단체장으로 당선된다 해도 통합 재추진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야 무리하게 서두르기보다 지역 민심을 다독이고, 법적·제도적 혜택을 확실히 보장받은 뒤 2028년 총선에 맞춰 차분하게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지역사회에서 나온다. 대구시 오준혁 기획조정실장은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구경북 통합은 어려워 보인다"며 "민선 9기 새로운 시장과 지방의회가 취임, 구성되면 양측 의견을 들어 통합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진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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