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공원에 있는 석주 이상룡 선생 구국 기념비. 김현목기자
"우리 헌법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이 3등급(독립장)으로 서훈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석주 선생 고손이자 종손인 이창수(60·서울 거주)씨는 속상하다. 수년째 등급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 2월 만인소로 청와대 청원에 나서는 등 서훈 등급 조정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서훈이 확실해야 그 누구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안동 출신 독립운동가인 석주 이상룡 선생(1858~1932)의 건국훈장 등급이 여전히 '독립장(3등급)'에 머물러 있어 최근 지역 보훈사회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석주 선생은 전재산을 처분한 뒤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로, 초기 임시정부의 운영을 이끈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훈 등급은 3등급에 불과하다. 애초 등급 산정 때 박하게 평가된 측면이 없지 않다.
현행법상 등급 상향도 쉽지 않다. 동일 공적에 대해 훈장을 중복 수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상훈법 제4조에 규정된 '중복수여 금지' 조항으로, 이미 확정된 서훈을 재심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실제 2018년 석주 선생 후손이 재심사를 요청했지만, 심사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법적 한계와 별개로 정치적·사회적 판단에 따라 서훈이 상향된 사례가 있어 참고할 만하다. 기존 훈장을 유지한 채 더 높은 등급의 훈장을 '추가 서훈'하는 방식이다. 여운형·유관순·홍범도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경우 법 개정 없이도 조정이 가능하지만, 관건은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행히 현재 국회와 정부, 학계에선 독립유공자 공적 재평가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국가보훈부 주재로 관련 학술대회도 열렸다. 시급하게 재평가 필요성이 제기된 인물 13명 중 석주 선생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법 개정안도 기존 서훈에 대한 재심사 근거를 명문화하거나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등급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경북도 호국보훈재단(이하 재단)도 석주 선생 공적 재심사 추진단을 가동했다. 안동시 등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광복절을 목표로 재심사 요청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지훈 재단 사무국장은 "석주 선생의 독립운동 전반을 현재 기준에서 재평가해 달라는 것"이라며 "상위 훈장을 덧붙이는 방식과 달리, 공적의 성격과 기여도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자는 의미"라고 했다.
김현목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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