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희 극단 온누리 대표가 지난 7일 대구 중구 동인동에 위치한 극단 사무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연극제 대상작인 '용을 잡는 사람들'을 시각 장치를 보강해 대한민국연극제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극단 온누리가 연극 '용을 잡는 사람들'로 오는 7월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한다. 지난 5일 제43회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대구 대표팀으로 출전하게 됐다. 2019년 연극 '외출'로 대구연극제 대상을 받은 후 7년 만이다. '용을 잡는 사람들'은 원래 극단 고도가 2019년 대구연극제 무대에 올린 작품인데, 작품의 메시지에 공감한 이 대표가 올해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올렸다.
다만 대한민국연극제는 전국 내로라하는 극단들이 모이는 장인 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작품의 완성도 제고가 필수적이다. "동시대성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은 작품은 세 달간의 재정비를 거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지난 7일 연출을 맡은 이국희 온누리 대표를 만나 대상 수상의 소회와 작품이 나아갈 변화의 지점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지난 1일 대구연극제 무대에 오른 연극 '용을 잡는 사람들' 공연 모습. 검은 용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네 명의 사냥꾼들과 눈 먼 청년이 등장한다. <온누리 제공>
▶올해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오랜만에 참가하고 수상해 감회가 더욱 새로울 듯하다.
"기쁜 건 사실이지만, 연륜이 있어 마냥 기쁘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전국대회(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를 대표해서 나가게 되는데, 거기서 대구의 위상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이 있다. 재작년 대구의 젊은 극단이 대상을 받은 전력이 있어 더 그렇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검은 용'이 극의 핵심 장치다. '검은 용'은 어떤 존재이며, 무엇을 상징하는가.
"허구적인 존재다. 먼저 한 청년이 검은 용으로 인해 눈이 먼 것처럼, 미래를 잃고 꿈을 상실한 청춘의 아픔을 상징한다. 동시에 사냥꾼들이 왜곡된 신념을 붙들고 허비해온 시간과 삶을 은유한다. 인물들이 안고 있는 상처나 고통, 트라우마로 볼 수 있겠다."
연극 '용을 잡는 사람들' 공연 모습. 네 명의 사냥꾼들의 이야기가 노년의 삶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성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온누리 제공>
▶"어떤 목표를 갖고 40년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노년의 삶과 닮아 있고, 여기서 동시대성이 돋보였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연출 의도와 맞아떨어졌나.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하지만 단순히 노년의 삶을 이야기하려던 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어떤 신념을 갖고 살아온 이들이 그 신념을 얼마나 지켜나갈 수 있을까. 제겐 이 질문이 크게 다가왔다. 자신의 신념을 잘 지켜나가는 동시에 타인의 신념은 존중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비록 그것이 왜곡된 신념일지라도."
▶대한민국연극제에도 작품을 올리게 됐다. 극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네 명의 사냥꾼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심사위원과 관객들의 피드백을 고려해, 시각적인 장식도 정교하게 다듬으려 한다. 대구연극제는 무대가 좁아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었는데, 대한민국연극제에서는 무대 공간을 보다 세련되게 구성할 계획이다. 음악, 조명도 인물의 내면이 더 잘 드러나도록 보강하려 한다."
올해 대구연극제 대상을 받은 극단 온누리의 이국희 대표. 온누리는 지난 5일 대구연극제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해 연출상(이국희), 우수연기상(강영은)을 수상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원작에서 남성이었던 배역을 모두 여성 배역으로 바꿨다. 배우들 간의 합이 아주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할 듯하다.
"처음 작품을 보고 극 중 인물들이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가는 존재라고 느꼈다. 돈키호테처럼 어떤 이상을 갖고,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물고 늘어지는 강인한 생명력을 봤다. 이에 캐스팅할 때 연극을 대하는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연극을 일이 아니라 자신의 삶처럼 대하는 배우가 필요했다. 연습도 마치는 시간을 정해놓고 하지 않고 있다. 그런 진정성이 배우들 간의 합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곧 전국의 많은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하는 각오 부탁드린다.
"방향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삶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작품임을 알리고 싶다. 그것이 결국 대구 연극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 될 것 같다. 보다 좋은 성과 내겠다."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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