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기획] 의성군, 농산물 유통 전략 개념을 바꾸다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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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14 17:09  |  발행일 2026-04-14
강경우 의성군 유통정책과장(오른쪽)과 신화경 참 유통본부장(왼쪽)이 AI선별기의 세척과정을 통과하는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마창훈 기자

강경우 의성군 유통정책과장(오른쪽)과 신화경 참 유통본부장(왼쪽)이 AI선별기의 세척과정을 통과하는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마창훈 기자

강경우 의성군 유통정책과장(오른쪽)과 신화경 참 유통본부장(왼쪽)이 AI선별기의 세척과정을 통과하는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마창훈 기자

강경우 의성군 유통정책과장(오른쪽)과 신화경 참 유통본부장(왼쪽)이 AI선별기의 세척과정을 통과하는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마창훈 기자

경북 의성군의 농산물 판로 개척을 위한 유통전략이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 직접 소비자를 공략하는 단계를 넘어 생산기반 안정화를 통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유통시설 스마트화 등으로 개념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의성군 유통정책을 살펴보면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기반 조성을 비롯해 △유통망 혁신 △농산물 대량 소비처 확보 (기업) △지역 먹거리 체계 확보 △해외 시장 개척 등 다각적인 접근법을 활용한다. 주목할 대목은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전략이 생산기반 안정화는 물론 유통망 관련 업체와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안정된 생산 기반 마련에 박차…스마트 유통혁신, 전국 1위 APC


의성군 유통 전략의 뿌리는 좋은 제품 생산에서 시작한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기보다 먼 미래를 향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셈이다. 현재 군이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사업'이다. 2027년~2028년 시행 예정인 해당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점곡면 동변리(사과·64㏊)와 안평면 기도리(자두·복숭아, 50㏊) 2개 지구를 대상으로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실전문생산단지의 강점은 이상기후 극복을 위한 안정된 생산 기반 확보에 있다. 양수장·관정 확충과 급수관로 정비 등을 통해 안정적인 용수공급 기반을 마련, 생산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 진다. 또 규모·조직화를 기반으로 한 농가 경쟁력 강화에도 한몫한다. 사업에는 58억1천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80%가 국비로 진행된다. 경북도와 의성군은 총 예산의 6%, 14%씩만 부담한다.


의성군은 고품질 유통시장 공략을 위해 과수거점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중심으로 농산물 유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APC는 2023년 위탁운영자를 농협에서 민간으로 교체한 이후 210억원(5천820t)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24년 301억원(8천14t), 2025년 387억원(8천31t)을 기록하는 등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탁운영자 교체 이전 연간 매출(110억원·3천t)과 비교하면 취급액(판매금액)은 250%, 취급물량은 166%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영평가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취급액·취급물량과 성장률 등 규모·조직화 지표에서 유통 경쟁력 강화의 대표 사례로 높은 점수를 받아 전국 24개 APC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47억원을 투자한 APC스마트화 사업도 호평을 받고 있다. 과실의 크기·색상·당도·내부 품질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선별기와 콜드체인 시스템(저온 유통체계)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상품성 높은 과실 출하 비율을 높여 농가에는 소득 증가를, 유통사는 균일한 품질의 과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의성마늘 중심 식품기업 상생 확대…해외시장 판로 다변화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체계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의성 대표 특산물인 마늘을 중심으로 한 식품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한 성과가 좋은 예다. 롯데웰푸드의 '의성마늘 분절햄'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육포·장조림 등 신규 카테고리로 원료 적용을 확대해 제품군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와 함께 원할머니보쌈(원앤원)은 의성마늘을 활용한 '보쌈·족발 HMR' 제품을 편의점에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명랑핫도그(명랑시대)의 '의성마늘 0크런치핫도그', 흥국F&B의 의성 복숭아를 활용한 '리얼베이스' 역시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피자앤컴퍼니 대표 브랜드인 '반올림피자' 특제 갈릭소스에 연간 수십여t의 의성마늘이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신메뉴 개발을 통해 공급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의성군이 추진해 온 지역 먹거리 정책이 생산 기반 강화에서 공공급식 확대,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조성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며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 지역 먹거리지수 평가에서 의성군은 2년 연속 A등급을 받아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특히 로컬푸드 직매장은 전국 우수사례 공모전 대상과 우수 직거래사업장 인증을 획득하며 운영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 받았다.


친환경 농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의성형 친환경 농산물 유통·급식 연계모델'도 눈길을 끈다. 이 사업은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품목별 출하 조직을 강화하고, 단계적으로 계약재배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또 농가별 생산·출하 정보를 기초자료로 공급 가능 물량과 시기를 사전에 공유하고, 공동 선별·포장 등을 통해 상품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확보하는 등 농가의 소득 안정과 재배확대 기반을 마련할수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향한 유통망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 수출업체와 간담회를 통해 수출 여건과 개선 과제를 논의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것이 주효했다. 글로벌 인증 획득과 해외 판촉 지원을 통해 현지 바이어의 신뢰 확보 및 수출 기반 강화를 병행하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눈앞에 이익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추진

강경우 의성군 유통정책과장이 의성군의 농산물 유통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마창훈 기자>

강경우 의성군 유통정책과장이 의성군의 농산물 유통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마창훈 기자>

의성군의 유통정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공유하고 있는 유통의 개념인 '생산된 물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의 범주를 뛰어넘는 사업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주목할 대목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의성군이 추진 중인 유통전략과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실적을 올리기 위한 판촉 활동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유통 분야를 전담하는 유통정책과는 대도시 소비자와 지역 농산물이 만나는 직거래장터 운영보다, 좋은 상품 생산과 대규모 판로 확대를 위한 중장기사업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기반안정화사업'을 필두로, 대형 판매처 확보를 위한 '과수거점APC 대형화 및 스마트화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군의 이 같은 정책은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좋은 제품의 대량 생산과 대형 판매처 확보라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접근법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과수거점APC의 경우, 대형 및 스마트화와 전 과정 저온저장시설을 갖춘 콜드체인 시스템을 완비했다. 이처럼 과수의 당도와 색상 등을 균일한 품질로 선별해 납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것은 쿠팡,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홈쇼핑, 코스트코, 이마트 등 대형 유통 채널과 연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깔려 있다.


또 이상기후에 대비한 안정된 생산기반 조성에서부터 좋은 먹거리 생산을 위한 친환경 농업 기반 확보와 로컬푸드 등 지역 먹거리 체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통해 몇 걸음 앞서가는 의성군의 유통정책을 가늠할 수 있다.


강경우 의성군 유통정책과장은 "의성군의 유통정책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생산 단계에서부터 시작해 소비자들의 밥상에 오르기까지 전 과정을 염두에 두고 설계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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