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부제와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 정말 효과 있나요?”

  • 최시웅
  • |
  • 입력 2026-04-18 15:22  |  수정 2026-04-20 17:42  |  발행일 2026-04-18
‘공공기관 2부제’ 도입…이행실태 단속 등 노력
대중교통 활성화 지원책 병행에도 효과 미미해
전문가 “정부 개입이 시민 자발성 해쳐” 지적도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청 인근 골목길에서 공공기관 2부제 이행 실태 조사에 나선 녹색환경과 직원이 위반 차량을 적발해 명단을 작성 중이다. 최시웅기자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청 인근 골목길에서 공공기관 2부제 이행 실태 조사에 나선 녹색환경과 직원이 위반 차량을 적발해 명단을 작성 중이다. 최시웅기자

지난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청 인근 골목길. 구청 직원들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발견한 건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를 위반한 직원 차량이다. 수성구청은 지난 13일부터 구역을 나눠 공무원들의 2부제 이행 실태를 점검 중이다. 이날 영남일보 취재진이 동행한 구청~수성구민운동장 골목길(1㎞)에선 직원 차량 4대가 2부제를 위반해 적발됐다. 수성구청 김홍근 녹색환경과장은 "위반 차량(차량 끝번호 짝수)을 발견하면 주차 위치를 촬영하고, 명단에 기입해 사무실 복귀 후 적발 사실을 통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적발 땐 개인에게 통보하고, 두 번째엔 부서장 통보, 세 번째는 징계 검토 등 단계별로 단속한다"며 "단속 첫날엔 20대 가까이 발견됐는데, 계속 줄고 있다. 아무래도 (단속 중이란 소식이) 입소문을 탄 측면도 있고, 공직사회 경각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2부제가 시행된 지난 8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 첨단로에 차량들이 줄지어 불법 주차돼 있다. 영남일보DB

공공기관 2부제가 시행된 지난 8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 첨단로에 차량들이 줄지어 불법 주차돼 있다. 영남일보DB

◆'강화된 부제'대중교통 활성화는 '글쎄'


정부는 지난 8일부터 승용차 운행 제한을 5부제→2부제(홀짝제)로 강화하고, 민간에도 5부제 참여를 독려 중이다.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됨에 따른 조치다. 이에 주차 수요가 청사 밖 주택가, 이면도로, 골목으로 번지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각 지자체 직원들이 직접 주변을 단속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되고 있다. 대구시는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라 혜택을 부여하는 '승용차요일제' 가입을 권장하고, 자전거 무료 대여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치에 비해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공기관 5부제(3월 25일부터 시행) 전후 일주일(3월 18~24일·25~31일) 간 일평균 시내버스 이용객은 63만1천명→65만2천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후 4월 첫 주(1~7일)엔 열기가 식으면서 이용객 수는 62만9천명으로 더 감소했다.


지난 8일부터 더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리자 그나마 64만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5부제 시행에 따른 효과보다도 떨어지는 형편이다. 출·퇴근 인파가 많은 평일 기준으로는 69만명→70만9천명→69만5천명→69만7천명의 흐름을 보였다.


정부 주도 차량 5부제 및 2부제 시행 전후 대구지역 시내버스 주간 일평균 이용객 추이. <그래프=생성형AI>

정부 주도 차량 5부제 및 2부제 시행 전후 대구지역 시내버스 주간 일평균 이용객 추이. <그래프=생성형AI>

◆ "시민 자발성 깨워야 지속 가능"


현재의 반등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공직사회엔 점차 정책 피로감이 쌓이고 있고, 현장에선 제도 시행에 따른 역설적인 현상도 감지된다. 2부제 시행으로 공공기관 주차공간에 여유가 생기자,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직원 또는 시민들이 '내 번호가 허용되는 날'엔 자차를 더 적극 운행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추진 방식 자체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과)는 "정부가 유가 안정화나 강제적 부제 시행 등 선제적으로 너무 많이 개입하고 있다"며 "특히, 2부제 시행은 오히려 '공무원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일반시민의 방관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스스로 판단해 소비를 줄이는 등 '생각할 여지'가 남도록 하는 방향도 고민해야 한다"며 "시민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만 정책이 지속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민간 영역에서 실질적인 동참을 끌어낼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정현수 공동대표는 "강제성을 부여한 정책은 단기적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부작용을 차단할 보완책도 병행돼야 한다. 범시민 캠페인을 통해 기업과 민간이 자발적으로 위기 상황 돌파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자 이미지

최시웅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