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과 창] 가장 큰 병목은 바로 나였다

  •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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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02 16:41  |  발행일 2026-06-03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

누군가 그랬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의 가장 큰 병목은 나 자신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인정하는 데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성장은 기쁨만 가져오지 않는다. 매출이 커지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스템의 한계, 인력의 한계, 구조의 한계. 어제까지 충분했던 것들이 오늘은 부족하고, 어제까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 오늘은 병목이 된다. 회사가 커진다는 건 풀어야 할 문제의 개수가 느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종류가 바뀌는 일이었다.


공자가 꿈에서도 그리던 주공(周公)의 일화가 떠오른다. 주공은 어진 이가 찾아오면 식사 중에도 입의 음식을 세 번씩 뱉고, 머리를 감던 중에도 젖은 머리를 세 번씩 쥔 채 달려 나가 맞이했다고 한다. 흔히 인재를 향한 겸손으로 읽히지만, 필자는 다르게 본다. 천하를 손에 쥔 사람조차 결국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맞이하려 했다는 것. 가장 높은 자리에 있기에 더더욱 직접 챙기는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 수천 년 전의 최고 권력자도 같은 무게를 졌다면, 이건 한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 자리의 속성에 가깝다.


요즘의 필자도 비슷하다. 한 가지 결정을 내리려 하면 세 가지 결정이 같이 따라온다. 모든 의사 결정이 얽혀 있어서, 하나를 당기면 보이지 않던 세 개가 함께 끌려 나온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그 매듭의 한가운데에 필자 자신이 있다는 것을. 결정이 모여들도록 회사를 설계한 사람도, 그 위에서 가장 먼저 지치는 사람도 필자라는 것을.


여기서 인정해야 할 불편한 진실이 있다. 0에서 1을 만드는 일은 잘하지만, 1을 10으로 키우는 일에서 필자는 자주 흩어진다. 처음엔 단순한 약점이라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됐다. 이건 약점이라기보다 강점의 그림자에 가깝다는 것을.


0에서 1을 만드는 능력은 본질적으로 모든 것을 직접 쥐는 힘이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면 제품도 영업도 채용도 자금도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동시에 돌아가야 한다. 그 전방위적인 장악이 초기 창업자의 무기다. 그런데 바로 그 무기가 회사가 커지는 순간 가장 날카로운 족쇄로 바뀐다. 모든 것을 쥐던 손은 모든 것을 놓지 못하는 손이 된다. 조직은 열 명을 위한 구조를 원하는데, 창업자의 본능은 여전히 한 명을 위한 방식에 머문다. 강점과 단계가 어긋나는 그 지점에서, 한때 회사를 살렸던 사람이 회사를 더디게 만드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지금 필자가 풀어야 할 일은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손을 펴는 일이다. 위임할 일은 위임하고, 반드시 잡아야 할 것들만 잡는 것. 말은 간단하지만 이것은 능력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였다. 위임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남이 나만큼 못 할까 봐가 아니라, 나만큼 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다. 완벽하게 쥐고 있던 것을 덜 완벽한 손에 건네는 일, 그 불완전함을 견디는 일이 곧 위임이었다.


그 균형을 찾는 것이 지금 필자의 과제다. 그리고 이건 필자만의 과제는 아닐 것이다. 무언가를 처음부터 만들어 여기까지 끌고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시점에 한 번은 거울 앞에 서게 된다. 그 거울 속에서 가장 큰 병목과 마주하고, 그것을 견디며 손을 펴는 일. 어쩌면 창업자가 두 번째로 치르는 진짜 시험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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