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구 중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구국대구투쟁본부가 주최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 실시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손팻말을 들고 선거관리 당국의 책임 규명과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사전투표를 폐지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라"
7일 오후 6시20분쯤 대구중구선거관리위원회(남산동) 앞에 집결한 대구 시민들이 목이 터져라 외친 구호다. 이날 선관위 앞에선 시민 400여명이 모여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관련해 재선거를 촉구했다. 현장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30대 부부, 대학생들, 연인 등이 많이 목격됐다. 일부 시민은 선관위 앞 달구벌대로를 지나던 차량들을 향해 재선거를 외쳤다. 차량들은 이에 화답하듯 잠시 멈춰 재선거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현장 한켠에선 시민을 위한 먹을거리와 음료 등이 준비됐고, 작은 태극기들도 등장했다.
◆대구시민 "반드시 재선거 해야"
시민 정우진(61)씨는 "재선거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여부를 떠나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며 "수도권에선 집회가 더 커지고 있고, 대구도 함께 불을 지피기 위해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현장엔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 '부정선거', '재선거'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재선거를 연신 요구했다.
시민 이유진(여·27)씨는 "최악의 선거를 운영한 선관위는 조직 자체를 해체하고, 새로 구성해야 한다"며 "재선거가 이뤄진다면 또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리스크는 있지만, 공정한 선거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회 참가자는 더 늘어 갔다. 현장에서 반경 200여m 인근에 대기중이던 경찰들이 차례대로 투입돼 혹시나 모를 안전 문제에 대비했다. 일부 시민들은 집회 도중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색을 드러내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집회 소음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분출하면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집회를 주최한 최영호 구국대구투쟁본부 상임대표는 "SNS나 문자를 통해 집회를 알렸다. 조직 소속 인원도 있겠지만, 70%가량이 일반 시민"이라며 "참여 인원 중 70%가 20~40대고, 자발적으로 왔다. 특정 나이대가 아닌, 모든 국민이 이번 선거에 불만이 있다"고 했다.
7일 대구 중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구국대구투쟁본부가 주최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 실시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손팻말을 들고 선거관리 당국의 책임 규명과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참정권 훼손에 분노한 대학생들
대구지역 대학가에서도 재선거 주장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학생들은 투표용지 부족 원인과 이에 따른 관련자 징계, 재발 방지 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경북대 상주캠퍼스 소속 학생들은 지난 6일 성명문을 통해 "주권자의 권리를 박탈한 선관위의 무능과 직무 유기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전체 유권자의 110% 수준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투표용지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참정권을 정면으로 침해하고 방치한 반헌법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영남대 총학생회 측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이고 공고해야 할 현장이 흔들렸다"며 중앙선관위의 철저한 책임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총학생회 측은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참정권 박탈 사태의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법제화해야 한다"며 "투표용지가 없어 투표권을 박탈당한 전국 유권자들에게 국가 차원의 구제책과 배상안도 제시하라"고 외쳤다.
계명대 총학생회도 "선관위의 행태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이자, 용서받을 수 없는 헌법 파괴 행위이다. 아울러 국가 권력 창출의 유일한 정당성인 선거 제도의 신뢰를 원천적으로 파괴한 대참사"라고 목청을 높였다.
대구대 중앙자치기구 및 운영위원회는 "명백한 선거 관리 시스템 붕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선관위는 예측 실패라는 변명으로 사태를 축소하지 말고, 참정권이 침해된 전모를 공개하라"며 "(책임자의) 사의 표명이라는 면피성 대처를 규탄한다. 신뢰를 잃은 선거 관련 시스템을 전면 쇄신하라"고 밝혔다.
7일 대구 중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구국대구투쟁본부가 주최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 실시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손팻말을 들고 선거관리 당국의 책임 규명과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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