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참사 현장에 ‘AI’ 입힌다…대구 중앙로역 재난안전 실증 추진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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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11 18:28  |  발행일 2026-06-11
대구교통공사, 과기부 실증 사업 선정으로 24억원 투입
학습 패턴 넘는 VLM 분석 도입해 복합 재난 대응력 시험
데이터 축적 및 유지관리, 개인정보 보호 등 향후 과제
11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상가 모습. 최시웅기자

11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상가 모습. 최시웅기자

11일 오후 찾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역사로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엔 시민들 발길이 쉴새없이 이어졌다. 대합실과 지하상가엔 평일임에도 유동인구로 붐볐다. 곳곳에 CCTV가 설치됐지만, 여러 층으로 연결된 복합형 설계 구조 탓에 한눈에 전체 상황을 파악하긴 쉽지 않아 보였다. 이곳은 연간 약 1천만명이 이용하는 대구 주요 도시철도 역사다. 아울러 2003년 2월 18일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했던 공간이기도 하다. 대형 참사의 상흔이 아직 남아있는 중앙로역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재난안전 기술의 실증(테스트) 무대로 활용된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년 AX(인공지능 전환) 디바이스 개발 실증 사업'에 대구중앙로역이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대구교통공사 통신관리팀은 "중앙로역은 23년 전 참사가 발생한 도시철도 역사로 안전문제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다층구조와 복합 지하공간 환경이라 재난 발생 시, 신속한 상황 인지와 대피 유도가 매우 중요한 곳이다. AI 기반 재난안전 기술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현장"이라고 말했다.


11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4번 출입구 계단을 내려가는 시민 모습. 최시웅기자

11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4번 출입구 계단을 내려가는 시민 모습. 최시웅기자

2027년까지 2년간 총 24억원이 투입되는 실증사업은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 AI 반도체 인프라 구축, 시각언어모델(VLM) 기반 영상분석 기술 개발, 디지털 트윈 구축 등에 예산이 배정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AI 분석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화재·침수·폭력 등 각종 위험상황을 자동 탐지하는 게 핵심이다. VLM 기술을 기반으로 단순 객체 인식을 넘어, 영상 속 상황의 맥락을 종합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현장 근무자들은 'AI 영상분석 기술' 도입에 긍정적이다. 민주노총 대구교통공사노조 김성기 사무처장은 "역사 내 모든 CCTV를 사람이 실시간 관제하는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향후 위험 상황을 자동 감지해 알려주는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현장대응 속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AI 업계에서도 이 기술에 대한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박윤하 전 대경ICT산업협회장(스피어AX 대표)은 "이상행동 탐지나 군중 밀집 분석 등 AI 영상분석 기술은 이미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된다"며 "NPU는 GPU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특정 AI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현장형 재난안전 시스템 구축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승강장 움직임을 감지해 관련 영상을 역무실 내 AI 재난안전 시스템에 표출하는 장면. <대구교통공사 제공>

인공지능이 승강장 움직임을 감지해 관련 영상을 역무실 내 AI 재난안전 시스템에 표출하는 장면. <대구교통공사 제공>

다만, AI 기술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실제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문제도 과제다.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실증사업인 만큼 사업 종료 이후 운영체계 확보 문제도 있다.


대구교통공사 측은 "실증과정에서 생성되는 메타데이터, 실증 결과물 소유권은 공사에 있다. 얼굴 등 식별정보는 비식별화 처리하며, 폐쇄망 환경에서 운영할 계획"이라며 "실증 후 시스템 운영, 유지관리는 공사가 맡는다. 실증결과를 토대로 향후 운영방향을 살펴보고 다른 도시철도역사로의 확대 적용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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