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에서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이 낙동강 복류수 실증실험 시설을 둘러보며 낙동강 원수가 유입되는 수조를 살펴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6일 오후 찾아간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 그곳에서 '복류수 실증 실험시설' 가동식이 열렸다. 정부가 대구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취수방식 전환'의 공개적 검증을 시작하기 위한 자리였다. 복류수는 강바닥 아래 자갈층과 모래층을 따라 흐르는 물을 말한다.
문산정수장 안으로 한참 들어가니 외부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다소 생소한 모습의 시설물이 나타났다. 바로 30년 넘게 해법을 찾지 못한 대구 취수원 문제를 푸는 중요한 '키(key)'가 될 수 있는 실증이 진행될 시설이었다.
이달부터 내년 7월까지 앞으로 약 14개월간 낙동강 원수를 활용한 복류수 실증 실험이 이뤄지게 된다.
문산정수장에 유입되는 낙동강 원수를 이용해 복류수 취수 방식으로 안정적 수질 및 수량 확보가 가능한지 실증과 검증을 해보는 것이다. 시설에서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물이 필터링되는 과정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직접 실증시설의 계단을 따라 꼭대기로 올라가보니 물이 차 있는 대형 수조 두개가 보였다. 복류수 취수 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구축된 가로 6m, 폭 3m, 높이 7.5m 크기의 대형 실험수조였다. 수조를 채운 물은 2급수인 낙동강 원수였다. 아직 필터링이 되지 않아 물 색은 탁했다.
이곳에 모래, 자갈 등의 여재층(정수 처리나 폐수 처리 공정에서 물속의 부유물질, 탁질, 유기물 등을 걸러내기 위해 모래 등의 여과재를 쌓아 만든 층)을 채워 실험이 진행된다.
문산정수장의 복류수 실증 실험시설은 '1계열'과 '2계열'로 여재층을 나눠 운영이 됐는데, 1계열은 모래와 자갈이 번갈아 가면서 깔리고, 2계열은 자갈 비중이 높다는 것이 차이점이었다.
실증실험 시설 아래 쪽으로 내려와 봤다. 1계열과 2계열로 나눠 필터링된 물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일단 육안으로 보기엔 위쪽의 원수보다 물 색깔부터 맑아 보였다.
16일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에서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이 낙동강 복류수 실증실험 시설에서 여과 과정을 거쳐 유출되는 복류수를 살펴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현장에서 만난 대구시 맑은물하이웨이추진단 장재옥 단장은 "원수가 필터링을 거치면서 수질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제 막 시설 가동이 시작된 만큼, 복류수 활용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좀 더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시설에선 매일 낙동강 하천수를 30t 이상 여과시켜 총유기탄소(TOC, Total Organic Carbon), 총인,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Biochemical Oxygen Demand) 등 수질환경기준 관련 항목부터 조류독소 관련 물질, 미량유해물질 등 주요 관심항목까지 총 60종의 항목을 점검해 수질 개선 효과와 안정적 수량 확보 효과를 동시에 실측한다.
그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대구시와 정부, 전문가가 매월 검증을 실시하고, 시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후부는 실증 및 검증 결과를 토대로 대구시와 함께 대구 취수원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복류수가 대구 취수원 문제 해결의 실질적 대안이 될지 여부는 이르면 올 연말쯤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복류수 활용이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오는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취수가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물환경학회 김성표 회장은 "복류수 실증실험 관련 2대 검증축은 수질 안정성과 수량 규모에 있다"며 "수질의 경우, 탁도와 조류, 유기물 변화 등을 살펴보고, 수량은 취수 가능성과 생산 능력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6일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에서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이 복류수 취수 원리를 구현한 모형 앞에서 낙동강 복류수 실증실험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한편, 이날 열린 실증 실험시설 가동식에서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과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등이 참석해 대구 취수원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김성환 장관은 "대구의 물 문제 해결 방안을 고민하던 중 복류수와 강변여과수 활용에 관한 제안이 나오게 됐다"라며 "대구의 많은 분들이 목격하는 가운데 실증과 검증을 거쳐 대구의 물 문제가 제대로 풀리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에서의 실증실험이 대구와 낙동강 하구 쪽 지자체의 물 문제를 푸는데 큰 전환점이 되길 바라고, 기후부도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당선인은 이날 특히 '수질 개선 정도' 및 '여재층 관리' 등과 관련해 전문가들에게 잇따라 질문을 던졌다.
추 당선인 측은 이번 실증시설 공개는 대구 맑은 물 공급사업이 단순한 계획 단계를 넘어 실제 검증과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추 당선인은 "대구시민들에겐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의 트라우마가 있고, 그래서 '안전한 물'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시민사회에선 복류수 활용 등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안전한 수질과 충분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투명하고 과학적인 검증이 이뤄져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구시도 시민의 입장에서 사업 전 과정을 꼼꼼히 살피고, 시민의 안전과 편익을 최우선으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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